삼원계 대비 가격 30% 저렴… 화재 위험성도 적어테슬라-벤츠 LFP 배터리 교체… 중국 배터리 업체 시장 주도LG엔솔, ESS에 우선 적용… SK온, LFP 배터리 단점 보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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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생산단가 등을 이유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용에 눈을 돌리면서 시장 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삼원계 배터리 생산을 주력하고 있는 국내업체도 진출을 엿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도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용을 언급했다.

    테슬라는 지난 21일 주력 차량인 스탠다드 모델의 배터리를 기존 삼원계에서 LFP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벤츠 역시 LFP 배터리 채용 계획을 언급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모회사인 다임러의 올라 켈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세 등을 고려해 'EQA'와 'EQB' 같은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2024∼2025년부터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FP 배터리’는 철과 인산으로 구성돼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성이 적다. 특히 제조 원가는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원자재를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30% 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 비용을 낮춰 전기차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LFP 배터리에 대한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무게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LFP 배터리 적용을 발표한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적용 모델을 주행거리가 짧은 도심형·보급형 모델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LFP 배터리는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과 BYD 등이 생산 중이며 전체 생산량의 95% 정도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매킨지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10%에서 2030년 30%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LFP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해온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양상이다. 최근 배터리 원재료인 광물 가격이 국제 원자재시장에서 급등한 것과 폭발 위험성도 커지는 만큼 LFP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한 상태다.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LFP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9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LFP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급속 충전 등을 갖춘 LFP 배터리를 양산할 목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지동섭 SK온 대표(사장)는 지난달 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저가 전기차를 겨냥해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9일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NCM배터리에 더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LFP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컨퍼런스콜에서 "LFP 배터리는 원가 경쟁력이 있어 저가 차량에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이를 극복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공간이나 무게에 제약이 없고 비용 경쟁력이 중요한 ESS 시장에 우선 적용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