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5년만 하락전환…영업이익률 5.40→2.73% '반토막'원가율 악화된 반면 판관비 4년연속 증가…악성미분양 44억내년 신공항 발주 '오매불망'…IB업계 "올해 보릿고개" 중론
  • ▲ 금호건설. ⓒ금호건설
    ▲ 금호건설. ⓒ금호건설
    금호건설이 삼중고에 봉착했다. 주택부문에 편중된 사업포트폴리오 탓에 원자재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한데다 이를 타개할 신성장동력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주식 등 보유자산 가치하락으로 재무구조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PF리스크까지 확대돼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지난해 금호건설은 매출 2조485억원, 영업이익 822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2조650억원에 비해 0.80% 줄어들면서 2017년이후 4년간 이어오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영업이익 역시 1115억원에서 49.8% 감소하면서 2017년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5.40%에서 2.73%로 반토막나면서 2017년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시현했다.

    이는 업계전반에 몰아친 원자재쇼크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금호건설은 해외사업이 거의 없고 대부분 국내사업 위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1조9103억원으로 201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가율은 전년 90.7%에서 93.2%로 악화돼 2015년 94.3%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판관비도 800억원에서 822억원으로 2.79% 오르면서 2018년이후 4년연속 불어났다.

    최근 수년간 주택비중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영향도 있다. 2020년 '제로'였던 보유 완성주택 규모가 44억원으로 늘어났다. 완성주택은 부동산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분양물량 가운데서도 1월말 기준 경남 '함양 금호어울림 리더스파크'에서 26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으며 강원 '강릉교통 금호어울림 올림픽파크'도 26가구가 남았다.

    또한 △울산 '문수로 금호어울림 더퍼스트' △충북 '옥천역 금호어울림 더퍼스트' △제주 '제주 더힐 테라스' △충북 '진천 금호어울림 센트럴파크' 등에도 잔여물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금호건설 측 요청으로 구체적인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때문에 금호건설은 올해 분양목표를 지난해 6632가구보다 14%가량 감소한 5700가구로 설정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고 부동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목표를 낮춰 잡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주택시장 불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선책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그나마 강점을 가진 공항건설사업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발주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조달청에서 새만금국제공항에 대한 사업가시화가 발표됐다. 새만금국제공항은 공사비 6000억원 규모로 올 상반기중 시공사선정이 있을 예정이며 이에 따라 공항공사에 강점이 있는 금호건설 수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금호건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항공사와 관련한 관제탑, 활주로, 전기·통신, 시스템 비계설치 등 8개 패키지 시공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공항외 백령공항, 가덕도 신공항, 제주2공항 등도 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중요한 것은 당장 시공사선정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 발주가 가시화된 공항은 없다. 금호건설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실적을 반등할 만한 공항수주가 없는 셈이다.

    때문에 공항공사외 친환경·플랜트 분야, 해외진출 등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신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재 상황을 즉각적으로 타개할 가능성이 적은 것이다. 때문에 금호건설에는 올 한 해가 힘겨운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문제는 흔들리는 재무구조다.

    차입금 및 부채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등 보유자산 가치급락으로 자본총액이 줄어들면서다. 지난해 자본총액은 5433억원으로 전년 6528억원에 비해 16.7% 감소했다. 2018년 9.26% 줄어든후 4년만에 감소한 것이다.

    반면 차입금(2005억원)과 부채(1조1478억원)는 각각 51.7%, 5.96% 늘어났다. 그러면서 차입금의존도(36.9%)와 부채비율(211%)은 16.5%p 45.3%p 악화했다. 차입금 및 부 증채로 이자비용(969억원)도 39.9% 늘어났다. 늘어난 이자부담은 영업실적 부진과 맞물리면서 이자보상배율(5.77배)은 10p이상 감소했다.

    PF보증잔액 증가세도 뚜렷하다. 지난해말 PF잔액은 7308억원으로 전년 3523억원에 비해 2배이상 뛰었다. 단기간 내 만기가 돌아오는 ABCP, ABSTB 등은 없지만 전체 사업규모로 봤을 때 과중한 수준이라는 것이 신용평가업계 설명이다. 금호건설이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889억원에 불과하다.

    금호건설 측은 "올해는 내실경영을 통해 유동성확보 및 리스크관리에 힘쓸 예정"이라며 "원자재가격이 제자리를 찾고 금리가 안정화에 접어들면 실적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