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SK실트론 인수 이후 성장 가시화SK실트론, 편입 후 투자 확대 따라 영업익 규모 '300억→5650억'차세대 양극재 연 5만t 확보 및 실리콘 음극재 올 세계 최초 양산 목표도
  • SK가 첨단소재사업에서 성과를 보이며 세계 1위 소재기업으로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 소재 계열사 2곳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조 8850억원, 영업이익 9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 65% 증가하며 빠르게 몸집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반도체 및 배터리 등 소재 기업에 적극 투자한 결과다. SK는 지난 2015년 SK머티리얼즈를, 2016년에는 SK실트론을 인수하며 참단소재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SK실트론의 성장이 눈에 띈다. SK실트론은 지난 2017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지속적인 성장 및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이어가면서 알짜그룹으로 여겨진다. 

    지난 2016년 3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298.7% 증가한 1324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2020년에는 2494억원, 2021년 2816억원, 지난해에는 무려 5650억원을 기록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으로 300mm웨이퍼 분야에서 글로벌 4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근간이 되는 소재로, 컴퓨터, 통신제품, 소비가전을 비롯한 거의 모든 전자 기기의 핵심 요소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박막 원형 디스크는 다양한 크기(지금 1인치~12인치)로 생산되며 대부분의 반도체 칩 제작의 기판 소재로 사용된다.

    이에 SK실트론은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개년동안 3단계에 걸쳐 약 2조3000억원을 실리콘 웨이퍼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단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1조495억원 규모의 SK실트론 New Fab. 1차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최근 세계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황도 변동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업계는 반도체 시장 상황이 짧은 다운 사이클 이후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자본투자를 통한 설비 구축이 필수적으로 투자결정부터 제품 양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항상 미래 시장 변화에 대비하는 만큼 SK실트론 역시 2~3년 후 웨이퍼 수급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9년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부 인수 이후 생산 확대를 통해 시장 성장 대응에 나선다. SiC 웨이퍼는 실리카(SiO2)와 카본(C)을 높은 온도로 가열해 제조하는 인공 화합물 탄화규소(Silicon Carbide)이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를 적용한 전력반도체는 기존 일반 실리콘 웨이퍼 제품 대비 주행 거리를 5~10%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고경도, 내전압·내열 특성이 뛰어나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용 웨이퍼로 각광받고 있다. SK실트론 자회사 SK실트론CSS은 미국 미시간주에 3억 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해 공급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 및 욜(Yole)에 따르면 SiC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조되는 전기자동차, 통신용 전력반도체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2019년 13억 달러에서 2025년 52억 달러로 성장이 전망된다.

    SK㈜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도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18년 중국 동박 생산 기업 왓슨에 투자한데 이어 차세대 고성능·고용량 전기차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사인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 지분 투자,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선도 기업인 미국 ‘Group14’과 조인트벤처 설립, SK시그넷 인수 등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SK는 글로벌 탑 소재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지난 2021년 투자 지분 가치를 2025년 25조원이상으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1조10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운바 있다.

    SK는 2025년까지 반도체 소재 사업에 2조7000억원, 화합물 배터리 소재에 1조원,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소재 분야는 실리콘 웨이퍼의 생산량을 증대하고,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포토 등의 핵심 소재 국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부문은 차세대 양극재를 연 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고, 실리콘 음극재도 2023년 세계 최초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 관계자는 "첨단소재 관련 투자가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산업의 안정적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