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發 주가 폭락 사태 여진 여전1분기 최대 실적에도 CFD 미수채권 2분기 실적 변수 작용리테일 시장 내 지배력 변화 부담
  • 리테일명가 키움증권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여진을 겪고 있다. 차액결제거래(CFD)로 발생한 미수채권은 2분기 실적의 변수로 작용하면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익래 다움키움그룹 회장의 사퇴로 오너리스크 부담을 다소 덜었지만 그간 쌓아온 신뢰 회복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3889억원, 당기순이익은 107% 늘어난 2924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당초 시장 예상치는 영업이익 2405억원, 순이익 1996억원으로, 각각 62%, 순이익 46%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시현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 대비 40.7% 늘었다. 국내주식 시장점유율(MS)은 1분기 말 30.6%, 해외주식은 31.5%로 집계됐다.  

    SG발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업계에선 1~3월 키움증권의 호실적에 내부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대형사들이 적지 않았을 만큼 이번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이다. 키움증권은 최근 불거진 SG발 CFD 주가 폭락 사태에서 발생한 미수채권으로 인해 실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FD 국내 주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13개 증권사 가운데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만큼 1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백지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업종 전반적으로 CFD발 손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고, 미수채권이 증가하면 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키움증권은 리테일 약정 시장점유율 30%, 신용융자 시장점유율 15.7%로 국내 1위 사업자인 만큼 다른 증권사 대비 익스포저와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리테일 기반 회사로서 이번 사태로 무너진 신뢰는 더 큰 부담이다.

    특히 그간 충성도 높은 개인 고객 비중 확대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타격감이 더욱 크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 4일 그룹 회장직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히면서 회사는 오너리스크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냈지만 성난 여론은 여전하다.

    주식카페나 포털 종목토론 게시판 등에선 불매운동 움직임이 나오고 있고, CFD 계좌 고객들의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향후 관건은 SG증권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 조사 이후 리테일 시장 내 지배력 변화 여부다.

    평판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독보적인 리테일 점유율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가 있겠지만 이번 사태가 키움증권의 고객 기반을 훼손하는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중론이다. 

    대형사 리테일본부 한 관계자는 "불매운동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그간 익숙했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화면과 서비스를 버리고 증권사 계좌를 옮기는 데 보수적인 게 사실"이라면서 "자사를 비롯한 타사들이 이번 기회로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지만 기대만큼 유의미한 수치를 확보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평판 회복을 위해 리테일 서비스 측면에서 본질적인 역할에 보다 집중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며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간 해온 노력 이상의 서비스로 본업에서 충실히 함으로써 고객 신뢰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