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주행에서 가솔린급 주행성능 갖춰연간 유류비·차량가격 절감, 경제성 탁월트렁크 공간 높이, 연비·가속력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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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그랜저 파워트레인은 디젤을 제외하는 대신에 하이브리드와 LPG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고객 선택폭은 오히려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LPG는 가솔린의 정숙함과 부드러움에 높은 연료비 효율, 상대적으로 저렴한 차량 가격까지 갖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LPG협회에서 제공한 현대차 그랜저 3.5 LPG를 4월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간 약 300km를 시승했다. 서울 시내 구간과 인천~김포를 오가는 간선도로, 고속도로 위주로 주행했다.

    주행에 들어가기 전에, 가솔린모델과 내·외관에서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재밌다. 외관만으로는 후면에 LPG모델임을 나타내는 레터링도 없어 에너지소비효율 로고를 통해 확인하거나 주유구를 열기 전까지는 구분이 불가하다. 차를 운행하는 운전자 외에 동승객들은 해당 차량이 가솔린 또는 LPG인지 직접 묻기 전까지 사실상 알 수 없다.

    주행 성능도 가솔린에 대등하다는 점은 LPG차량을 운행하는 오너의 만족감을 높이는 요소다. 그만큼 일상 영역의 엔진 진동과 소음, 출력 부문에서 가솔린과 비교했을 때 이질감이 적다. 시내 주행을 비롯한 일반적인 상황에서 낮은 회전수를 바탕으로 운행하면 이러한 특징은 더욱 두드러진다.

    다만 정차 시 아이들 상태에서의 진동은 툭툭 치는 느낌이 좌석을 통해 느껴질 정도로 생각보다 큰 편이다. 시내 주행 시 연비가 5km/L대로 떨어지는 것도 아쉽다. 순간 가속에서나 오르막길을 주파할 때도 결코 치고 나가는 힘이 3.5L급 대배기량과 240마력이라는 수치에 비해 경쾌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한편, 동승객은 2열의 승차감과 정숙성에 대해 칭찬했다. 넓은 거주성은 물론,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비롯해 노면 소음을 억제하는 기술과 흡음타이어 효과로 NVH 부문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진다.

    유류비와 차량 가격에서 드러나는 경제성은 LPG 모델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한국LPG협회에 따르면 그랜저 LPG 3.5의 연간 유류비는 동급의 그랜저 가솔린 모델보다 약 41만원 적게 든다. 차량 가격도 동급의 가솔린모델보다 103만원 저렴하다.

    LPG 차량의 연료 효율도 높아지고 있다. 그랜저 기준 이전모델 대비 배기량이 커지면서 공차중량이 약 60kg가량 늘었지만, 연비는 7.5km/L에서 7.8km/L로 오히려 좋아졌다. 출력에변화를 주기보다는 낮은 RPM에서 힘을 발휘하는 토크 위주 세팅 때문으로 여겨진다.

    도넛 형태의 연료탱크가 트렁크 하단부에 위치해 적재공간이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연료통으로 인해 트렁크의 높낮이가 낮아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지만 큰 짐을 싣지 않는 이상 사용하는 데 불편함은 없다.

    운행하면서 충전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서울 시내에서 주행가능거리가 50km 미만으로 남았다는 경고가 떴을 때 불안하지 않았다. 반경 5km이내에 LPG충전소가 3곳가량 있어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었다. 이전 모델대비 연료탱크가 7L 늘어나면서 평균 연비를 고려해 약 50km 더 갈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

    LPG차는 친환경성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유종별 질소산화물 배출량 검사 결과 LPG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디젤차의 93분의 1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럽을 중심으로 대체연료로 인정받으며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판매 규모가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LPG 차량은 최근 부활 조짐을 보인다. 지난해 전쟁 영향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연료비 부담이 늘어났다. 올해는 전기료 인상이 본격화되며 전기차 유지비 증가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하이브리드차 출고 대기기간도 여전한 요즘이다.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두루 갖춘 그랜저 LPG는 현명한 소비자를 위한 선택지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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