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시장 우상향 흐름 전망…지역별 편차 심화내년 4월 총선 관건…표심몰이용 부동산공약 예고전문가들 "세제·대출완화 필요, 현실화는 미지수"개발공약 지방에 호재…총선전후 시장과열 우려도국회 계류 '실거주의무 폐지' 하반기 통과 가능성
  • ▲ 서울 시내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시내 전경. ⓒ뉴데일리DB
    부동산시장은 하루에 두 번씩 반복되는 밀물과 썰물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만조기(상승장)와 간조기(하락장)가 되풀이된다. 해수면이 높아지는 만조기가 도래하면 정부는 안정책을 내놓고 간조기 땐 반대로 부양책을 쏟아낸다. 그렇다면 집값의 꼭지와 바닥은 언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다만 시장동향과 과거 사이클을 토대로 유추해 볼 뿐이다. 연재 <[N-포커스] 부동산시장, 어디로(上)‧(中)‧(下)> 편을 통해 부동산시장 현상황과 전망, 향후 과제에 대해 알아봤다.

    움츠렸던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매매가격과 거래량이 반등하면서 '집값 바닥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전년대비 수치만 회복됐을 뿐 평년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어 시장 정상화를 단언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우세한 형국이다.

    관건은 내년 4월 총선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여야가 표심몰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관련 공약과 정책들을 쏟아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DSR 등 대출 규제나 국회에 계류중인 실거주의무 폐지, 최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이 현실화되면 시장에 적잖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출이나 세제 관련 규제 완화는 시장을 다시 과열시키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어 적극적인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시장의 전반적인 우상향 흐름을 전망하면서 거래 정상화와 시장 연착륙 유도를 위해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내년 총선과 글로벌 경제위기, 경기침체 등 변수로 인해 고금리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대출 부담이 줄어드는 시점을 기준으로 시장도 우상향 기조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가 동결되고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거래량과 가격, 미분양 등 부동산지표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이라며 "특히 서울은 매물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이미 저점 매수 시점은 지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시장을 계속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면 아직 남아있는 구축 급매가 소진되고 신축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하는데, 이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국적으로 매매가격의 낙폭이 둔화되는 가운데 서울·수도권 우수입지는 가격이 급등하고 지방은 하락하는 지역별 혼조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임대차시장은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 가능성이 있지만 서울의 경우 아파트 공급과 입주가 많지 않아 추가 가격 조정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하반기 매매시장은 보합, 전세는 소폭 상승, 분양은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매 경우 금리가 동결됐지만 여전히 대출 부담이 큰 상황이라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매매시장을 향했던 일부 수요가 임대차시장으로 몰리면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일각에선 벌써부터 규제 완화에 따른 연착륙을 논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 반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수도권은 서울과 가까우면서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에 한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좌로부터)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 (좌로부터)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전문가들은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고 매매·전세·분양시장 정상화를 앞당기려면 규제 완화를 바탕에 둔 정부의 정책 보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표심몰이를 위해 각종 부동산 공약과 정책들을 제시하겠지만 DSR 등 대출이나 세제 완화보다는 지역 개발사업에 치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서 교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강남권에 대한 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DSR 완화 등은 자칫 집값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실화하기 쉽지 않다"며 "세제도 시장 정상화를 위해 보유세는 늘리고 거래세는 낮추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하지만 표 때문에 획기적인 정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내년 총선에선 대선과 달리 철도나 교통, 개발사업 등 지역발전에 치중된 계획들이 나올 것"이라며 "각종 개발 계획이 나오면 지역 부동산시장이 우상향할 모티브를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서 교수는 또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풀어 재건축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해당 정책 경우 총선이 끝난 뒤 다수당 정체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에 계류된 실거주의무 폐지도 투기 우려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이들에게 내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고 전세 공급을 늘리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서둘러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총선은 지역 국회의원을 뽑는 것인 만큼 국소적인 개발호재 관련 정책들이 나올 것"이라며 "DSR과 재초환, 취득세 중과 완화 등은 시장 과열이나 가계부채 증가 같은 부작용 우려가 있어 단계적·부분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한 전세사기 제도 개선과 과잉공급 및 유동성 리스크를 줄 수 있는 미분양에 대한 모니터링 및 대응이 요구된다"며 "특히 2009년 이후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적체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정부 정책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구제 이슈가 커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를 기점으로 취득세 중과 완화 등 정책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개발공약이 나오면 지방 분양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예산 관계상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교통 인프라 확대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총선 전후로 부동산 거래를 막는 양도세·보유세 강화 등 다주택자 규제와 주택 공급을 저해하는 재초환 관련 규제를 해제하는 데 정책 방향이 집중될 것"이라며 "특히 이전 정부가 유독 강화했던 각종 대출 규제가 우선적으로 완화돼야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같은 외부요인으로 국내 정책이 시장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지금 같은 시기가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를 실행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정책 시야를 '시장 연착륙'으로 좁게 맞추지 말고 '과도한 규제 정상화'로 넓혀 여러 규제 요인을 미리미리 조정해두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