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부문, 원가율 악화·미분양 적체에 실적 '발목'플랜트, 원가율 줄고 신규수주도 작년 실적 웃돌아업계 최상위 재무건전성에 PF 우려도 사실상 '제로'
  • ▲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DL이앤씨
    ▲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DL이앤씨
    DL이앤씨가 주택부문 원가율 악화와 미분양 적체에도 플랜트부문 실적만회로 비교적 선방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플랜트부문은 나아가 신규수주에서도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록하면서 전사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힘을 보탰다.

    22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DL이앤씨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506억원, 영업이익 901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경우 전년동기 1조5147억원에 비해 22.1% 늘어나면서 3분기 연속 전년대비 개선세를 이어갔다. 전분기 2조2562억원에 비해서는 18.0%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257억원에 비해 28.5% 줄어들면서 2021년 1월 분할설립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5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익이며 전분기 1202억원에 비해서도 25.0%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분할이후 가장 낮은 4.87%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최고치인 14.3%(2021년 3분기)에 비해 10%p가량 차이가 난다.

    당장은 업계공통으로 가중된 원가부담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분기 매출원가는 1조6571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2815억원에 비해 29.3% 증가했다. 같은기간 매출은 1조5417억원에서 1조8500억원으로 22.1%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원가율은 84.6%에서 89.5%로 악화했다.

    특히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 주택부문 원가율이 크게 악화했다. 주택원가율은 93.1%로 전년동기 84.3%에 비해 8.76%p 높아졌다. 같은기간 토목은 86.5%에서 88.5%로 2.03%p 높아졌고 플랜트는 97.8%에서 79.0%로 4.56%p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진입한 점이 사업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경기 화성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437가구 △경남 사천시 'e편한세상 삼천포 오션프라임' 350가구를 비롯해 △부산 동래구 'e편한세상 동래온천' △경북 영천시 'e편한세상 영천' △부산 연제구 'e편한세상 연산 더퍼스트' △인천 서구 'e편한세상 시티 항동 마리나' △경기 수원시 'e편한세상 시티 고색' △경남 김해시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 △전북 군산시 'e편한세상 군산 디오션루체'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 △경기 평택시 'e편한세상 시티 평택고덕' △경기 용인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등에서 잔여물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보유 완성주택, 즉 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물량이 지난해 1분기 1억7300만원 규모에서 21억원으로 12배이상 늘어났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최근 일부 지방현장 등에서 저조한 분양률을 나타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분양실적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택·건축부문 부진에도 플랜트 실적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사 실적급락을 방어했다.

    연결기준 플랜트 매출액은 3601억원으로 전년대비 98% 증가했다. 기존 프로젝트 공정률 확대, 올초 수주 인식한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등 착공, 러시아 발틱 플랜트 매출증가 등 영향이다.

    수의계약 등으로 제한된 경쟁하에서 수주한 현장들인 만큼 수익성도 높다. 본사 플랜트 원가율은 81%이며 해외 연결법인은 약 68%다. 일부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경쟁사보다 5%p 안팎으로 낮은 연간 81~83%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플랜트부문 1분기 신규수주는 모두 1조7727억원으로 전년 2490억원에 비해 7배이상 늘어나면서 지난해 연간 플랜트 수주액 1조7460억원을 넘어섰다. 1조4000억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수주액이 많이 늘어났다.

    해외 중심으로 2분기에도 플랜트 수주가 예정돼 있어 상반기내 연간 수주목표 3조6000억원의 90%이상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플랜트 매출액은 점진적, 추세적으로 턴아라운드 가시성을 보다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024년이후에도 연 4조원 규모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중동 주요국 화공플랜트 발주예산 확대 및 집행률 개선, 동남아시아 화공플랜트 발주 증가, FEED to EPC 전략 성과 등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DL이앤씨는 올해 매출 8조937억원, 영업이익 46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969억원에 비해 7.17%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으며 매출은 7조4968억원보다 7.96%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주택부문 착공물량 감소와 원가율 악화로 전년대비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플랜트부문은 수주잔고 회복과 이에 후행한 매출확대 및 양호한 마진율 기조가 이어지며 전사 실적기여도를 높여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DL이앤씨는 보유 현금성자산이 차입규모를 상회하는 등 우수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업계 전반에 걸친 유동성 우려에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평이다.

    분할 신설과정에서 분할전 DL㈜의 건설사업 관련 자산과 부채를 대부분 승계함에 따라 차입규모를 초과하는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게 됐으며 분할이후에도 대형프로젝트 영업자산 회수와 보수적 재무정책 등이 이어지면서 1분기 기준 차입규모(1조299억원)를 상회하는 1조5714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PF차입금 관련 우발채무규모는 820억원에 불과한 수준으로 풍부한 유동성 및 자본완충력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홍석준 실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제한적인 우발채무 규모, 유형자산, 투자부동산 등 자산가치에 기반한 대체자금조달능력을 고려할 때 자금시장 경색, 분양경기 저하 등 비우호적인 업황에 대응 가능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