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분기 준공…기술 로열티 수익 창출IMI 조선소 사업 시너지 제고·수출 확대 예상정기선 사장 주도, ‘조선기술 수출’ 결실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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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선박용 엔진의 첫 해외거점을 마련하고 사업확장에 속도를 낸다. 현재 시장 1위인 중형엔진뿐 아니라 대형엔진, 이중연료 엔진 분야에서도 영향력 확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SADCO),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와 함께 설립한 엔진합작사 ‘마킨(MAKEEN)’은 전날 사우디 라스 알 헤어(Ras Al-Khair)에서 엔진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합작 엔진공장은 라스 알 헤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에 15만㎡(약 4만5000평) 규모로 설립돼 2025년 4분기부터 본격적인 엔진 생산에 돌입 예정이다.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선박용 대형엔진 30대, 중형엔진 235대, 선박용 펌프 160대다. 이중연료(Duel Fuel, DF) 엔진 생산도 검토 중이다.

    이번 공장은 HD현대의 첫 해외 엔진 생산거점이자, HD현대중공업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형엔진 ‘힘센(HIMSEN)’의 첫 라이선싱 사업이란 데 의미가 크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를 통해 엔진사업을 영위 중이다. 1978년 첫 선박 엔진 생산을 시작으로 40년 이상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HD현대중공업은 2000년 독자기술로 개발한 4행정(4-Stroke) 중형엔진 ‘힘센’을 중심으로 전세계 중형엔진(발전) 분야에서 시장 1위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힘센엔진은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40여개국에 수출 중으로 중형엔진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5%, 2022년 30%, 2023년 1분기 40% 등 꾸준히 확대 추세다.

    사우디에 설립되는 엔진공장은 현지에 건설 중인 IMI 조선소와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IMI는 HD한국조선해양이 2017년 SADCO, 사우디 국영 선사 바흐리,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업체 람프렐과 손잡고 사우디 내 킹살만 조선 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500만㎡ 규모의 중동 내 최대 조선소다.

    IMI 조선소는 국내 조선업 역사상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순수 ‘로열티’ 방식 해외 조선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소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 프로젝트에 기술을 제공하는 라이센서로 참여해 992억원을 출자하고 IMI 지분 20%를 확보했다.

    IMI 조선소는 올해 말 준공해 내년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건조를 시작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설계 도면과 건조 기술 등을 판매하고, 이 조선소가 VLCC를 만들 때마다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HD현대의 조선기술 수출은 정기선 사장이 직접 주도해온 분야로, 결실이 임박했다는 평가다.

    합작 엔진공장의 준공 시기는 2025년 4분기로, 마킨은 HD한국조선해양의 ‘힘센엔진’을 로열티를 내고 생산하게 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앞서 139억원을 들여 마킨 지분도 30% 확보한 상태로, 기술 이전에 따른 로열티 외 향후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사업부의 지속 성장도 예상된다. 엔진기계사업부 매출은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재편한 2019년 7832억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1조4728억원, 2021년 1조4917억원, 2022년 1조7151억원 등 매출성장을 이뤄냈다. HD현대중공업 매출 중 엔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4.4%에서 지난해 19%로 확대됐다.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엔진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라이센서로 거듭났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박용 엔진시장 해외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