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1㎞내 지하철 2개노선…철길·중랑천 둘러싸인 '내륙섬' 입지단지중앙 광운대역까지 도보 13분…상업시설 부족·학군미약 '흠' 삼호3차 전용 59㎡ 2월 7.9억→6월 7.2억 오히려 6200만원 증발 "대지지분 15평이고 용적률 131%지만 재건축 약발 예전만 못해"
  • ▲ '월계시영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월계시영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 강북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 속칭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이 정비사업 첫발을 뗐다. 2019년 예비안전진단 탈락후 3년만에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하며 재건축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40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에 반경 1㎞내 지하철 2개 노선이 지나는 더블역세권으로 사업성도 준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대형건설사간 치열한 수주전을 점치는 목소리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29일 찾은 월계동 일대 부동산시장은 의외로 잠잠했다. 보통 재건축단지는 안전진단을 한단계씩 통과할 때마다 집값이 들썩이곤 한다. 그러나 월계시영 경우 안전진단 통과전후로 이렇다할 가격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달 들어 전월대비 가격이 떨어진 사례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단지 주변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재건축 약발이 예전만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지 규모가 크고 조합원이 많아 착공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는 데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이전보다 수그러들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인 전언이다.

    서울 북동쪽에 치우친 입지와 가구수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업시설, 약한 학군 등 요인이 겹치면서 재건축 호재가 가격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 광운대역과 월계시영 사이를 가로지르는 철도. 사진=박정환 기자
    ▲ 광운대역과 월계시영 사이를 가로지르는 철도. 사진=박정환 기자
    월계시영은 1987년 준공돼 36년차를 맞는 노후아파트로 32개동 3930가구로 이뤄져 있다.

    2019년 10월 예비안전진단에서 탈락해 재건축이 불투명해졌지만 재수 끝에 2021년 11월 예비안전진단, 올해 6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사업불씨를 살렸다.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과 7호선 공릉역이 가깝고 단지동쪽으로 중랑천 수변공원을 끼고 있으며 이마트가 바로 옆에 위치한 '알짜' 입지다.

    다만 단지 바로옆 철길로 인한 단절성은 아쉽다.

    본단지는 서쪽으로는 철길, 동쪽으로는 중랑천에 둘러싸인 '내륙섬'과 같은 입지가 특징이다. 이로 인해 단지에서 서쪽, 즉 수도권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방향으로 걸어나가려면 무조건 철길위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지나야만 한다.

    단지 중심부에서 광운대역까지 도보 13분안팎이 소요된다. 따라서 단지 위치에 따라 최대 20분까지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직선거리로는 광운대역까지 평균 500m안팎 역세권이지만 실제 이동거리는 그렇지 않은 입지다. 다만 육교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노약자가 이용하기엔 부담이 없어 보였다.

    또 자차를 이용해 단지서쪽으로 이동하려면 남쪽으로 크게 우회해 석계역 인근 지하차도를 건너야 한다.

    단지동쪽으로는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한천교가 외부와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다. 7호선 공릉역까지 도보로 15분, 마을버스 이용시 10분안팎이 소요된다.
  • ▲ 광운대역과 월계시영 단지를 연결하는 육교. 사진=박정환 기자
    ▲ 광운대역과 월계시영 단지를 연결하는 육교. 사진=박정환 기자
    다만 이같은 단절성 문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일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본사업을 통해 월계시영이 위치한 월계3동과 광운대역 서쪽인 월계1동을 연결하는 도로를 신설하고 보행육교를 추가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밀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이 가시화됐지만 시장분위기는 아직 조용하다.

    현장에서 만난 월계동 C공인 관계자는 "작년 12월에 정부가 안전진단 구조안정성 비중을 30% 낮추는 규제완화안을 내놓자 거래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5월이후부터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시세도 올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일부매물은 전달보다 낮은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진단 통과전후로 전화가 꽤 오긴 했지만 대부분 시세만 체크하는 간보기문의였다"며 "추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결성되고 조합설립이 가시화하는 시점에서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삼호3차' 전용 59㎡는 이달 중순 7억28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2월 거래가격인 7억9000만원(10층)보다 오히려 6200만원 빠진 액수다. 이전 최고가격인 9억8000만원에도 한참 못 미치고 있다.
  • ▲ 대형건설사들의 안전진단 통과 축하 현수막. 사진=박정환 기자
    ▲ 대형건설사들의 안전진단 통과 축하 현수막. 사진=박정환 기자
    같은지역 N공인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 등으로 정비사업 기대감이 바닥을 친데다 시장침체가 장기간 지속돼 아직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지지분이 평균 15평이상으로 넓고 용적률은 131%로 낮아 재건축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래가치가 더 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넓은 것은 그만큼 재건축으로 가구수를 늘릴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가구수가 늘면 조합 일반분양 수입증가와 조합원 추가분담금 감소로 이어져 사업수익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용적률은 낮을수록 늘릴 수 있는 추가가구가 많아진다.
     
    다소 애매한 입지와는 별개로 재건축 수주전은 강남권 못 잖은 경쟁이 예상된다. 실제로 단지입구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4개건설사가 안전진단 통과 축하현수막을 내걸고 홍보전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공사비 변수 등으로 정비사업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하지만 대단지인 월계시영 경우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사업지가 맞다"며 "주변 개발사업이나 GTX-C 신설 등이 본궤도에 올라 기대수익성이 높아지고 시장 불안정성이 완화되면 건설사들 최대 격전지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