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 지연에 유증 시기 6→9월 연장항공권 팔면 팔수록 부채비율 ‘더 커져’대한항공 1.5兆 자금수혈 시 부채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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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부담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지연에 따라 장기화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6월 30일로 예정됐던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9월 30일로 3개월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양사 기업결합이 상반기를 넘겨 더 지연됨에 따라 유증 시기 연장이 불가피했다.

    이 유상증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의 핵심 절차다. 모든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을 승인받으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유증에 참여해 주식 1억3157만8947주를 1조5000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지분 63.9%를 확보, 인수를 마무리하게 된다.

    양사 기업결합은 중국, 영국, 호주 등 11개국의 기업결합심사를 완료·종결했으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 경쟁당국 심사를 남겨둔 상태다. 올 초에만 해도 이르면 상반기 내 미국, EU, 일본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하반기로 더 늦춰지며 합병 작업도 정체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항공산업은 항공기를 리스해 사업을 벌이므로 일반 기업보다 부채비율이 높게 형성된다.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경쟁사 대비 아시아나항공의 빚 부담은 월등히 큰 편이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 3월 말 별도기준 1671.2%로, 작년 말 1482%보다 189.2%p 더 높아져 있다. 부채총액이 11조8941억원으로 올 들어 1051억원 증가한 반면 자본총계가 7117억원으로 837억원 줄며 부채비율이 더 악화했다.

    여객수요 회복에 따라 항공기 가동률을 더 늘었는데, 실질적인 재무지표는 더 둔화한 모양새다. 실제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 판매 증가에 따른 매표대가수금(1277억원), 예수제세(610억원) 등 비금융부채는 1305억원 증가하며 전체 부채총액 확대를 주도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과 연료 유류비, 정비비, 공항 관련 비용 증가에 이익폭이 줄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925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7%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62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장부상 손실과 함께 신종자본증권 등 배당이 더해지며 200억원 이상 유출되며 자본총계가 축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하반기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차입금을 관리하며 버틴다는 전략이다. 올 1분기 아시아나항공이 영업활동을 기반으로 실질적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3740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가운데 914억원을 이자 비용으로 지출했고, 91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금융비용과 세금은 감당 가능하다.

    다만 가시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선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총액은 2조원 이상으로 확대돼 부채비율은 537.8%까지 작아지게 된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1조4409억원, 영업이익은 72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확대 반면 영업이익은 65.7%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