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5000명 참여 예측… 암센터 등 수술 취소 등 결정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 '비상대책' 가동했지만… 인력공백 우려파업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으로… 장기화시 대처 불가
  • ▲ 보건의료노조가 12일 이대서울병원에서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전야제를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 보건의료노조가 12일 이대서울병원에서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전야제를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에 돌입해 의료공백이 현실화됐다. 전국 주요병원서 환자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각 병원별로 비상대책반을 만들어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막대한 인력이 빠진 상황이라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2일 이대서울병원 등 전국의 파업 참여 의료기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동시에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13일 오후 1시30분 전국 조합원들이 서울 광화문 앞에 집결하는 상경 파업이 예정됐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이 될 것"이라며 "19년 전인 지난 2004년 1만명이 참여한 바 있는데 이번엔 그 강도가 훨씬 세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 배치 ▲직종별 적정 인력 및 업무범위 명확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불법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보건의료 인력 4만5000명이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소속된 140곳의 의료기관은 진료, 외래, 수술 등에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국립암센터는 13~14일 예정돼 있던 암 환자 수술 100여 건을 취소했다. 외래진료 건수도 2000건 이상 취소했다. 중환자를 제외한 입원 환자의 경우 퇴원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역시 전날까지 모든 입원 환자를 타 병원으로 돌렸다. 국립중앙의료원 역시 예약 업무가 부득이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서울권 상급종합병원(고려대학교의료원, 한양대학교의료원, 경희대학교의료원, 한림대학교의료원,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 등)에서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운영 중이나 의료인력의 한계로 인해 수술, 입원환자 대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고대안암병원, 경희대병원 관계자들은 "파업으로 인한 수술, 입원, 외래 등 일정을 취소하지 않고 최대한 공백없이 대처하고자 하지만 아무래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직접적 불편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양일간 파업으로 상황이 종료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의료공백 문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속한 상황 정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차원에서도 총파업에 필수의료 인력은 제외한다고 밝혔지만 연쇄적 업무로 돌아가는 병원의 특성상 그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긴 어렵다. 

    대한병원협회는 "필수의료인력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일반병동이 정상 운영되지 못한다면 응급실, 중환자실 등의 기능도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수 있다"며 "전원조치를 포함한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하고 복지부, 지자체 등과 함께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일부 병원서 수술 취소 등 문제가 발생한 상황으로 점차 그 범위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확장되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모 환자단체 대표는 "의사 파업이든 노조 파업이든 환자 생명권을 담보로 하는 부적절한 행위는 금지돼야 마땅하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수술은 물론 외래 일정도 미뤄질텐데 이 모든 부담은 이해관계가 없는 환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