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경쟁률, 수백대 1…지방은 한 자릿수울산·충북·제주 등 유효 경쟁률도 못 채워
  • ▲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뉴데일리DB
    ▲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뉴데일리DB
    신규분양만 4만가구에 육박하는 '분양홍수' 속에서 지방은 미달단지가 속출해 청약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7월 전국 50개단지 총 3만9658가구 아파트가 분양에 나선다. 6월 물량 1만3331가구의 3배에 육박한다.

    상반기 분양시장은 미분양 리스크 등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 등 건설사들이 더는 분양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공급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청약이 순조로운 수도권은 수백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청약시장 분위기도 개선되는 모양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올린 곳은 롯데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선보인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다. 88가구 모집에 2만132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42대 1을 기록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분양한 '둔촌 현대수린나'도 18가구 모집에 665개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36.9대 1을 나타냈다. 이달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 3곳이 30대 1이상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지방은 '파리 날리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울산 북구 신천동에서 분양한 '유보라 신천매곡'은 348가구 모집에 24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5개 주택형 모두 미달됐으며 117가구를 모집한 주택형 117㎡ 경우 고작 3명만 접수했다.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서 분양한 '보은 대신 센텀캐슬'은 59가구 모집에 4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이달 제주시 애월읍에 분양한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 경우 425가구 모집에 신청자는 115명에 불과했다. 제주시 일도이동에 공급된 '유피테르 6차'도 1순위 마감결과 40가구 모집에 2명이 신청하는 등 성적이 저조했다.

    지방 미분양 감소를 위해 취득세 감면 등 세제혜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지방 미분양 해소차원에서 취득세 50% 감면과 5년간 양도소득세 면제 등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등 인기지역에는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은 외면받고 있다"며 "전국적 미분양 6만~7만가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정부가 미분양 소진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어 지방 쪽 특히 울산, 대구 등은 미분양 해소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방에 쌓이는 미분양 매물로 인해 지방 중소·중견건설사들이 도미노처럼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쌓이고 자금회수가 어려워지면 유동성 위기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시공능력평가 83위 대우조선해양건설과 133위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 109위 대창기업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또 25위 한신공영은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고 브랜드 '해피트리'로 알려진 시평 113위 건설사 신일은 5월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