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신통기획 확정된 6단지 중심 재건축 본궤도2.6만→5.3만가구…4단지 거래량 '9→29건' 급증 7단지 74㎡ 20억원…직전 최고가比 1.5억 '껑충'
  • ▲ 목동신시가지6단지 입구. 사진=정영록 기자
    ▲ 목동신시가지6단지 입구. 사진=정영록 기자
    "아파트단지가 공원같아요. 숲에 들어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목동 신시가지 4단지 입주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에 신속통합기획 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중 신통기획 확정이 예정된 6단지를 중심으로 하나둘 재건축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도시정비사업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목동 지구단위계획안에 따르면 신시가지 일대는 기존 2만6635가구에서 5만3000여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9·11단지를 제외하고는 전단지가 정비구역지정 단계에 돌입했다. 다만 해당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개발호재에 따른 집값 상승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직접 찾은 목동 신시가지 단지는 고개를 돌릴 때마다 빽빽한 나무들이 시선에 들어와 '숲속아파트'를 연상케 했다. 단지곳곳에 '어린이공원'이 있고 3·5단지사이에는 '목동 파리공원'이 위치해 '공품아(공원을 품은 아파트 단지)'로 불러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2020년 14개단지중 가장 먼저 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비사업 선두에 있는 6단지 입구에는 '학군강자'답게 학원이 즐비했고 인근엔 서울교육청이 운영하는 양천도서관이 있었다. 바로옆에는 '이대목동병원'이 자리 잡고 있어 의료인프라도 나쁘지 않았다.
  • ▲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목5동 건강길. 사진=정영록 기자.
    ▲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목5동 건강길. 사진=정영록 기자.
    대체로 레벨차이가 크지 않은 '평지'인 것도 특징이다. 이날 오후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단지를 산책하는 입주민들이 종종 보였다. 1~6단지를 둘러싼 '목5동 건강길'은 등산로를 아파트내에 옮겨 온 것 같았다. 양쪽으로 빽빽한 나무가 만든 그늘길을 따라가다 보면 운동기구가 마련된 작은공터가 나오는데 입주민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건강길에서 만난 4단지 입주민 A씨는 "나무가 많고 이렇게 산책로도 있어서 아파트단지가 공원 같다"며 "운동하러 멀리 갈 필요 없이 시간 날 때 이 길을 한 바퀴씩 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2021년 발표한 '국회대로 공원화사업'이 완료되면 국회대로와 4단지 사이 건강로를 통해 수도권지하철 5호선 목동역으로 도보이동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는 국회대로를 지하화하고 상부전면을 평면화해 2025년 12월까지 공원조성을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개발호재에 힘입어 4단지 거래량은 최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총거래량은 9건에 그쳤지만 올해 경우 8월까지 거래된 매물만 29건이다. 전년대비 222%가 증가한 수치다.

    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공원화 공사가 끝나면 4단지에서 목동역으로 가는 편한 코스가 생길 예정이라 모든 단지를 통틀어 가장 거래가 많다"면서도 "다만 토지허가구역이기 때문에 갭투자가 막혀 거래자체가 활발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 ▲ 7단지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 7단지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다만 이 관계자는 전반적 매매가는 오름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4단지 67㎡ 매물이 15억원에 거래돼 2021년 최고가 16억8000만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2월 12억~1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우상향 추세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신시가지아파트는 7단지를 제외하면 가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다. 7단지는 목동역을 끼고 있는 역세권으로 수요자들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역에서 가장 먼 701동은 역까지 도보 9분거리이고 가장 가까운 723동은 2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최근 신고가도 경신했다. 전용 74㎡ 5층 매물은 7월 20억원에 거래돼 직전최고가인 18억5000만원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2020년 2건거래이후 올해 1건이 손바뀜돼 매물자체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단지내에 위치한 B공인 관계자는 "전체 가구수에 비해 매물이 부족한 편"이라며 "지금 나온 것도 기존입주자가 더 큰 평수로 옮기려고 하는 '갈아타기 매물'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통합기획 등 재건축 호재가 발생하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많다"며 "단지가 좀 낡아서 그렇지 학군이 받쳐주고 주변에 유해시설도 없어 단지내 이동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 ▲ 목동신시가지 단지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 목동신시가지 단지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1980년대에 준공된 해당단지는 8·14단지를 제외하면 지하주차장이 없고 가구당 주차대수도 0.6대 수준으로 현저히 부족하다. 단지에 차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어 중고차매장을 방불케 했다. 

    5단지에서 만난 40대 입주민 B씨는 "주차할 곳이 없으면 단지내상가 주차장을 이용하기도 한다"며 "거주하고 있는 동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는 건 부지기수"라고 했다.

    또한 모든 단지가 지역난방방식이며 5층짜리 단지 경우 엘리베이터가 없다.

    7단지를 제외하면 공동현관문에 도어락도 설치돼 있지 않다. 입주민이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건물내부를 드나들 수 있어 보안 및 안전상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14개단지가 이제 재건축정비사업 첫발을 뗀 것도 수요자 입장에서 따져볼 부분이다.

    C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경우 10년안에 입주하면 대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업에 오랜시간이 소요된다"며 "신통기획으로 절차가 2년 줄어 빠르면 7~8년안에 입주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상 그렇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아직 조합도 설립되지 않은 단계라 백지에 점 하나 찍은 격"이라며 "소유주들간 내분으로 사업이 딜레이될 수도 있어 아직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천구는 2일 6단지 재건축 신통기획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6단지는 모든 단지를 통틀어 가장 먼저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최고 50층 안팎, 2300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또한 국회대로변에 위치한 3개동은 목동 '관문'으로서 디자인 특화동으로 설정해 랜드마크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