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보고누락…총체적 조직부실 누락정도 경미 자체판단…대상서 제외"기본조차 누락…참담하다 못해 실망"
  • ▲ 사과 인사하는 이한준 LH 사장. ⓒ연합뉴스
    ▲ 사과 인사하는 이한준 LH 사장. ⓒ연합뉴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무량판구조 보고누락 사태에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 사장은 부실시공과 이번 보고누락 사태원인을 조직의 총체적 부실로 진단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혁신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한준 사장은 11일 오전 LH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가장 기본적인 내용조차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는 LH를 보면서 깊은 고뇌에 빠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LH가 처음 철근누락을 발표한 건 지난달 31일로 발주한 91개 무량판구조 단지중 15곳에서 철근누락 문제가 발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달 9일 다시 10개단지가 추가 확인됐다고 한데 이어 전수조사서 1개단지가 누락됐다고 보고했다. 

    즉 무량판구조가 적용된 LH 아파트는 총 102곳, 철근이 누락된 단지는 기존 15개단지서 5곳이 추가돼 20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5곳 경우 '누락정도가 경미하다'고 자체판단해 발표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게 LH 측 설명이다.

    이 사장은 "해당단지들은 7월31일 발표전 자체보강을 해서 안전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조사대상에서 뺐다는 직원보고를 받았다"며 "사장으로서 LH란 조직이 국민에게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자료에 기본적인 통계조차 누락한 것에 대해 참담하다 못해 실망스러운 심정"이라고 자조했다. 

    이어 "아무리 경미한 사안일지라도 빠짐없어 보고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다시 한번 송구스럽고 죄송스럽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 사장은 겉으로만 통합된 조직이 부실시공과 보고누락 사태를 초래했다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특히 내부 혁신만으로는 조직개편이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외부감사를 통한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된지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조직별 나눠먹기와 소통부재, 직렬·직종별 칸막이 등 문제로 인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취임후 9개월간 조직을 바꿔보려 했지만 내부자정만으로는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주 경찰청에 부실시공 15개단지 담당직원들을 수사의뢰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엔 담합 카르텔, 감사원엔 공익감사청구에 따른 전면적인 감사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인적쇄신 의지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이렇게 망가지고 위계도 체계도 없고 기본적인 것조차 상실한 LH를 혁신하기 위해 우선 상임이사 전원으로부터 사표를 제출받았다"며 "임직원 모두의 사직서와 함께 저의 거취도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중구난방식 칸막이로 나눠진 조직문화, 전관과 연결된 못된 관습, 안일한 업무태도, 국민에게 봉사하지 않는 서비스 정신을 반드시 고칠 것"이라며 "제가 자리에 있는 한 모든 열정을 바쳐 LH를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