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SM엔터 시세조종 혐의… 지배구조 영향 불가피2분기 영업익 34% 급락, 노조 '책임경영 규탄' 시위오너리스크 속 내우외환 겹쳐… 기업 존폐 위기론도
  •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SM엔터 시세조종, 2분기 영업이익 34% 하락, 노조의 단체행동 집회'

    카카오가 처한 현주소다. 김범수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시세조종 의혹부터 부진한 실적속에 노조의 고용불안까지 내우외환에 빠진 형국이다. 거듭되는 악재를 겪으면서 회사의 존폐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해 김 창업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감원은 김 창업자 등 카카오 최고경영진이 SM엔터 주가 시세조종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이브는 SM엔터 주식 공개매수 기간인 지난 2월 16일 발행 주식 총수의 2.9%에 달하는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당시 카카오가 카카오엔터와 함께 SM엔터 주식을 대거 확보한 배경에 대해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금감원 조사결과를 통해 김 창업자가 시세조종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지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카카오 지배구조는 물론 SM 경영권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카카오는 올 초부터 카카오페의 불법지원금 수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택시배차 알고리즘 조작 시정 명령 등에 휘말려 왔다.

    카카오 실적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상태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3.7%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이다. 인공지능(AI) 등 신규사업 투자를 늘렸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다.

    부진한 실적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11일 기준 5만 1600원이다. 이는 2021년 6월(17만 3000원)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달 4만원대까지 떨어진 카카오 주가는 6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내부에 곪아있던 불만도 터졌다.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감축에 따른 노조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내홍이 격화되는 상황. 이들은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책임경영을 촉구하며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NCP'(넥스트챕터프로그램)라는 이름의 퇴직 제도를 시행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 역시 최근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노조는 경영 실패 책임을 지고 사임했던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대표를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된 것에 대해 김 창업자의 '제식구 감싸기'가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안팎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카카오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2년 전 문어발식 사업확장 논란을 시작으로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등 끊임없는 이슈가 불거지면서 옛 명성은 바닥으로 추락한 상태다. 국민주는 배신주로 전락한지 오래고, 117조원에 달하는 카카오의 시총은 40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김 창업자의 오너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카카오의 성장동력이 크게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의 총수에 대한 불신이 확대될 경우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16년 카카오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공정위에 그룹 계열사 5곳을 누락한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가 불복해 정식재판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카카오는) 한 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IT 기업을 대표했던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며 "김 창업자를 중심으로 경영진들의 쇄신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미래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