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대출 기준' 1년만기 LPR 0.1%p 하락'주담대 기준' 5년만기 LPR은 그대로 동결인민銀, 정책금리 낮춰 시중에 유동성 공급
  • ▲ 중국인민은행 본관. ⓒ연합뉴스
    ▲ 중국인민은행 본관. ⓒ연합뉴스
    중국 부동산시장이 개혁개방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지만 당초 전망과 달리 소극적 대처로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8월 1년만기 LPR을 연 3.55%에서 3.4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1년만기 LPR이 3.45%를 기록한 건 인민은행이 LPR을 홈페이지에 고시하기 시작한 2019년 8월 4.25%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5년만기 LPR은 4.2%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 6월이후 2개월만이다. 당시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동결했던 1년만기와 5년만기 LPR을 각각 0.1%p씩 인하했다. 지난달에는 이 금리수준을 유지했다.

    인민은행이 1년만기 LPR과 5년만기 LPR을 분리해 조정한 것은 2021년 12월이후 20개월만이다. 

    LPR은 18개 시중은행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평균치로 인민은행이 LPR을 공시하면 모든 금융회사가 대출에 참조하기 때문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만기 LPR은 신용·기업대출 등 일반 단기대출 상품의 금리에 영향을 준다. 5년만기 LPR 경우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5년만기 LPR 4.2% 역시 2019년 8월 4.85%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6월이후 3개월째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2개월만에 1년만기 LPR 금리를 인하한 것은 중국경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와 부동산·금융업계 등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선 최근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채무불이행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할 조짐이 감지된다.

    실제 중국 증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시각 오전 11시50분 기준으로 본토 지수인 상하이지수는 전장대비 0.38% 떨어졌고 선전성분지수도 0.24%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1.36% 하락중이다.

    이달 중국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해온 경제전문가들은 예상보다 인하폭이 작은데다 5년만기 LPR는 아예 건드리지 않은 당국 결정에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앞서 로이터는 35명 시장전문가를 대상으로 사전조사한 결과 1년만기와 5년만기 LPR이 각각 0.1~0.15%p와 0.15%p 낮아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1년만기와 5년만기 LPR이 모두 0.15%p씩 낮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얼마전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내린 것 역시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인민은행은 15일 1년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65%에서 2.5%로,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는 1.9%에서 1.8%로 각각 낮춰 시중에 총 6050억위안(약 111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중국 부동산 개벌업체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4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경제·금융 현안과 영향을 점검했다.

    이들은 "중국 부동산시장 불안, 미국 국채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국내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면서도 "범정부 경제상황 합동점검반을 통해 주요 위험 요인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재부 경제정책국은 이를 위해 '중국경제 상황반'을 설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