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제한폭 확대 이후 급증…내달초까지 5개 추가 상장상장 첫날 250% 치솟던 주가, 우려 커지자 급등세 다소 식어 전 종목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한 주가…"투자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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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주 투자 열기 속에 스팩(SPAC) 상장이 줄잇고 있다. 이른바 '따따블' 제도 도입 초반 상장 첫날 주가가 200% 넘게 치솟는 게 공식이었지만 최근엔 그 광풍도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상장한 스팩은 총 23개다. 올해 스팩 상장 건수는 지난해(45건)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스팩 상장은 최근 공모주 열풍의 배경이 된 이른바 '따따블' 제도 도입 이후 급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종목의 공모가를 기준 가격으로 정하고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을 60~400%로 확대 적용한 바 있다. 

    제도 도입 후 상장된 스팩은 8개(하나29호·교보14호·DB11호·SK9호·유안타114호·하나28호·KB26호·SK10호)다. 두 달도 안돼 앞서 6개월간 상장된 스팩 수 절반을 넘어섰다.

    대기 중인 스팩도 여럿이다. 대신15호, 한국12호 스팩은 오는 30일 상장을 앞뒀으며, 내달 초 유안타11호, 대신16호, 한화4호도 상장 예정이다.

    스팩 상장이 줄 잇고 있지만 첫날 주가는 광기 수준의 급등을 보였던 따따블 제도 도입 직후보다는 다소 식은 양상이다. 

    지난달 상장한 교보14호와 DB11호, SK9호는 첫날 종가가 각각 241%, 212%, 93% 수준으로 급등하고, 당일 고점 기준 공모가(2000원) 대비 25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27일 상장한 유안타14호부터는 그 열기가 주춤하다. 

    상장일 장 중엔 공모가(2000원) 대비 194%까지 급등한 유안타14호의 종가는 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달 10일 동시 상장한 하나28호와 KB26호는 상장일 종가가 모두 공모가(2000원) 대비 2%도 채 오르지 못했다. 당일 최고점 역시 공모가 대비 각각 66%, 60% 상승하는 등 따따블 기대에서 멀어졌다.

    이는 최근 일반 공모주에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스팩의 이상 급등 현상을 우려하며 손실 가능성을 경고한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신규로 상장하는 스팩의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높은 가격으로 스팩에 투자하면 큰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힌 바 있다.  

    폭등세가 다소 주춤해졌다곤 해도 여전히 스팩 투자엔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한 서류상 회사다. 주가가 오르면 합병 자체가 불가능해지기에 스팩 급등세가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 고점에서 매수할 수록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유안타14호, 하나28호, KB26호는 고점 대비 각각 66%, 40%, 37% 하락했다. 따따블 제도 도입 이후 상장된 8개 스팩 모두 공모가 수준(2005~2060원)까지 되돌아온 상태다.

    대형사 한 PB는 "공모가 밑에서 안전마진을 확보한 스팩 투자는 매력적"이라면서도 "스팩은 수량이 적고 시가총액이 작아 주가가 널뛰기할 수 있다.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