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강자’ HD현대로보틱스, 서비스 분야로 영역 확대IPO 앞둔 두산로보틱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공략 박차한화로보틱스, 산업용 고객→푸드코트·건물관리 사업확장
  • ▲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대구 HD현대로보틱스를 찾아 산업용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대구 HD현대로보틱스를 찾아 산업용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로봇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잇따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HD현대와 두산이 선제적 진출로 시장을 선도 중인 가운데 한화가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두산, 한화는 로봇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건설·해양·물류·의료·제조·농업·모빌리티·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가진 로봇의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본 것으로, 로봇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선 HD현대는 로봇분야 국내 1위, 글로벌 6위 기업이다. HD현대 로봇사업은 1984년 현대중공업 로봇 전담팀에서 출발, 역사가 30년이 넘었다. 2020년 5월 HD현대는 로봇 부문을 물적분할해 HD현대로보틱스를 출범하며 로봇사업 지위를 격상시켰다.

    HD현대로보틱스는 특히 산업용 로봇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 산업용 로봇은 크게 일반 제조업용 로봇과 FPD(평판디스플레이) 운반용 로봇(클린용 로봇)으로 나뉜다. 업력이 긴 만큼 국산 산업용 로봇 제조사 가운데서는 성능과 신뢰성 모두 최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작년 1807억원의 매출로 국내 로봇기업 중 최대 수익을 냈고, 영업이익은 106억원 흑자전환해 이익창출을 본격화했다. 현재는 산업용 로봇에 더해 호텔, 식당, 병원 등 서빙로봇부터 방역로봇까지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선보이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2015년 설립한 두산로보틱스를 통해 협동로봇 시장을 이끌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 1위, 글로벌 5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친환경 에너지와 함께 로봇사업을 점찍은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부상, 오는 10월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설립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첫 수익이 발생한 2018년 99억원 규모였던 매출은 2019년 173억원, 2020년 202억원, 2021년 370억원, 2022년 450억원 등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엔 121억원 영업손실로 적자를 지속했으나 조만간 분기 흑자를 시작으로 내년엔 흑자전환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는 협동로봇 모델을 2017년 4개에서 현재 13개까지 늘렸다. 제조업을 시작으로 물류, 푸드테크, 의료 등 서비스 분야에 이르기까지 협동로봇 라인업을 늘렸다. 올 4월에는 F&B(음료·음식) 산업에 특화된 협동로봇 E시리즈를 선보여 커피, 아이스크림, 튀김 등 식음료 제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HD현대와 두산이 주도해온 로봇 시장에 한화가 가세하며 경쟁이 한층 달아오른 모양새다. 한화는 최근 모멘텀 부문 FA사업부에서 협동로봇과 AGV(무인운반차) 사업을 분리, 한화로보틱스를 출범하기로 했다. 한화로보틱스는 오는 10월 초 설립 예정이다.

    기존 모멘텀 부문은 이차전지와 태양광 장비 사업에 집중하고, 한화로보틱스를 통해 스마트 기술기반 ‘로보틱스 솔루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지난해 모멘텀 부문 매출 약 5800억원 중 약 100억원, 2%에 그친 로봇 관련 매출도 점차 확대할 전망이다.

    한화로보틱스는 현재 산업용 중심에서 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용접 및 머신텐딩 솔루션을 기반으로 산업용 고객을 집중공략하고 장기적으로는 푸드코트, 건물관리, 전기차 충전 등 서비스 시장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그룹의 로봇산업은 오너 3·4세 경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한편 로봇을 신사업으로 지목하며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도 로봇에 도전장을 내며 조선, 선박엔진에 이어 로봇사업에서도 정기선 사장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모양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그룹 4세인 박인원 사장이 작년 말 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선임, 류정훈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박승직 두산그룹 창업주의 증손자로,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삼남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성과에 따라 경영능력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편 국내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1300억원에서 2027년 550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도 유럽·북미·중국을 중심으로 올해 2조원에서 2027년 8조5000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