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이틀째, 조합원 26.1% 참여… 열차 운행률 평시比 79.3% 수준시민 불편 장기화 조짐… 시멘트 업계 등 산업 타격에 민주노총 연쇄파업 우려↑국토부 반대 입장에 철도노조 "핑계에 불과" 재반박… 노정 '강대강' 대립 심화
  • ▲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틀 째인 15일 오전 서울역 알림판에 일부 열차 운행중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틀 째인 15일 오전 서울역 알림판에 일부 열차 운행중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14일부터 이틀째 총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파업을 '1차 경고성'으로 명명하며 정부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제2차, 제3차 파업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 역시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시민의 교통 불편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철도노조 1차 파업이 끝나고 바로 다음 날부터 산하 공공운수노조에 소속된 부산교통공사가 파업을 예고하는 등 릴레이 연쇄파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노정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는 15일 이틀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오는 18일 오전 9시까지 닷새간 이번 1차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의 반응을 살펴 요구에 충족하지 않을 시 다음 달 2차, 11월 중 3차 파업에 연달아 나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출근 대상자 1만8302명 중 4783명(26.1%)이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열차는 평시 대비 79.3% 운행 중이다. 운행률은 각각 △수도권 전철 84% △KTX 77.5% △여객열차 75.9% △화물열차 19.5%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대체인력 투입 등을 통해 계획 대비 101.1% 수준으로 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업 첫 날부터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수도권 전철이 감축 운행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속출했다. 첫 날 파업이 오전 9시에 시작하면서 출근길 불편은 피했지만, 남은 나흘간에는 출퇴근길 모두 교통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곳곳의 역에서는 지연되는 열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발을 구르거나 예매한 표를 교환·환불하려고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교통 불편과 더불어 물류 운송에 차질을 빚는 등 산업계에 타격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 분석하지만, 최근 들어 개선한 수출 상승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으로 인해 시멘트 화물열차 운행 횟수가 기존 하루 25회에서 5회로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송량도 2만7000여 톤(t)에서 5200t으로 평시 대비 80%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 2016년 철도노조의 파업 당시 712여억 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었던 바 있다. 특히 업계는 이달부터 12월까지가  시멘트 산업의 극성수기라는 점에서 파업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 ▲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틀 째인 15일 오전 서울역 1호선 승강장이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틀 째인 15일 오전 서울역 1호선 승강장이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노정 간의 갈등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번 파업에서 철도노조의 주 요구사항인 '수서행 KTX 신설'에 대해 정부는 에스알(SR)과 코레일의 경쟁체제를 위반할 뿐만 아니라 운행 여건·제도적 기반 등이 미비해 시행이 곤란하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다른 요구사항인 '철도 통합'에 대해서도 "장기간 논의를 거쳐 현 경쟁제체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철도노조는 정부의 이런 입장에 정면 반박했다. 이들은 14일 '국토부 반박문'을 내고 "선로 용량과 차량 부족은 핑계에 불과하다. 국토부가 의지만 있다면 기관 간 논의를 통해 충분히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며 수서행 KTX의 신설을 재차 요구했다. 철도 통합을 두고는 "국토부가 도입한 경쟁체제의 허구성은 이미 입증됐다. 국민편익을 위해 경쟁체제를 도입한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경쟁체제를 유지해야 하므로 국민편익을 확대할 수 없다는 것은 했던 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도노조의 고조된 투쟁 분위기는 다른 노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부산 지하철노조는 12일부터 3일 동안 치러진 조합원 투표에서 4149명 중 85%(3525명)가 찬성해 쟁의행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측인 부산교통공사와 합의점을 찾지 못할 시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중순부터 11월까지 공동파업에 나선다고 예고했던 바 있다. 가장 먼저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시 다른 노조들도 연쇄적인 파업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