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구단위계획 결정…2029년 최고 49층, 3173가구 규모 사업완료HDC현산, 전담사업팀 꾸려 적극 대응…저하된 수익성·모멘텀 반등 기대GTX-C노선 통과-인근 미미삼, 안전진단통과 등 지역부동산 회복 '전망'
  • ▲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사업' 조감도. ⓒHDC현대산업개발
    ▲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사업' 조감도. ⓒHDC현대산업개발
    "미국 대표명소인 뉴욕 허드슨 야드가 사업모델입니다. 광운대역세권복합개발사업을 자연과 주거, 문화, 업무가 어우러진 서울의 허드슨 야드로 만들 계획입니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2조8000억원 규모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이 사전협상대상지로 뽑힌 지 14년만에 본격화된다. 15만㎡ 규모 물류부지가 최고 49층 높이 업무·상업·주거시설이 어우러진 동북권 신(新)경제거점 지역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민간사업시행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실적부진과 먹거리 감소에서 벗어날 모멘텀으로 여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사전협상조정협의회 논의를 거쳐 마련된 노원구 85-7번지 일대 '광운대역 물류부지'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지구계획안은 시와 HDC현대산업개발이 함께 만들었다. 해당부지는 전체 약 15만㎡에 달할 정도로 넓다. 이곳은 1970년대 서울 동북권 물류거점으로 육성돼 시멘트 저장시설, 물류센터, 자동차 출고장 등이 들어섰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시설들은 지역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됐다.

    이에 시는 2009년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할 당시 이곳을 협상대상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연이은 민간사업자 공모 유찰로 오랜기간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2019년 5월부터 사업제안서와 아이디어 공모당선작을 토대로 사업개발계획안을 공동수립하고 2020년 2월부터 사전협상에 착수했다. 외부전문가 등과 2년반 동안 10차례에 걸친 사전협상 과정을 통해 지역의 다양한 쟁점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계획안을 만들었다.

    계획안을 보면 상업·업무용지(1만9675㎡)에는 호텔·업무·판매시설 등 중심지 기능을 대폭 확충해 동북권역 생활권 신생활 및 경제거점으로 육성한다.

    상업과 주거시설이 함께 들어가는 복합용지(7만7722㎡)에는 3173가구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다. 이 아파트는 최고 49층, 8개동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저층부에 수도권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1·6호선 석계역을 잇는 폭 20m 보행가로와 연도형상가 배치, 공개공지 도성 등을 통해 가로 활성화를 유도했다.

    공공용지(1만916㎡)에는 이번 개발사업에서 비롯된 공공기여금 약 2864억원을 활용해 도서관, 청년 커리어센터, 문화·체육센터, 주민센터 등 지역에 필요한 생활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인근에 대학이 많은 만큼 공공기숙사도 건립한다.

    해당지역은 광운대뿐만 아니라 인덕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여대, 삼육대, 성신여대, 경희대 등이 가깝기 때문이다. 주변환경에 맞춰 대학생 주거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계획안을 마련한 셈이다. 공공기숙사는 추후 현상설계를 통해 디자인, 운영방안, 프로그램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수정 가결안에 대해 10월중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 예정이다. 이후 건축허가 등 관련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2024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9년에는 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 ▲ HDC현대산업개발. 사진=이기륭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 사진=이기륭 기자
    시행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역활성화를 위해 광운대역 물류부지 이전 및 개발사업 일부 보유·운영을 적극 추진하고 공공기여 계획 등 성실한 이행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시와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올초 조직개편을 통해 'H-1 사업단'을 신설했다. 이 사업단은 최익훈 대표이사 직속조직으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전반을 수행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전담하는 사업단을 구성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랜드마크적인 사업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HDC그룹 복합개발사업 비전을 제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해당사업이 HDC현대산업개발 자체사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일반 주택도급사업보다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 HDC현대산업개발 IR 보고서를 보면 자체주택사업 매출총이익은 2021년 기준 27.7%로 같은기간 외주주택(13.7%) 두 배 수준을 보였다.

    이에 이번 사업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HDC현대산업개발 상반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558억원으로 전년동기 -274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8년 인적분할 이후 4년간(2018~2021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평균 2807억원에 달했던 점을 참작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광주에서의 연이은 사고와 업계전반에 불어닥친 원자재 쇼크, 인플레이션 여파로 풀이된다. 원가율은 분할후 최고 수준인 92.5%를 기록했으며 반대로 영업이익률은 2.77%로 악화했다. 상반기 기준 4년간(2018~2022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3.3%에 달했다.

    게다가 국내 주택시장에서 경쟁력 저하로 인해 수주잔액이 분할후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수익성 반등을 위한 동력이 부족했던 만큼 수익성 좋은 새 먹거리 확보는 시급한 경영과제로 꼽혀왔다. 이번 사업으로 일부 해갈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상반기 수주잔액은 모두 19조원으로 전년동기 22조원에 비해 10.3% 감소했다. 특히 민간부문이 21조원에서 18조원으로 11.9% 감소하면서 전체 수주고를 떨어트렸다.

    연이은 사고이후 시공역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신규수주가 부진해졌고 일부 현장에서는 시공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만 △광주 운암주공3단지 재건축 △경기 광명11구역 재개발 △대전 도안동 아이파크시티2차 신축 △경기 광주 곤지암역세권 아파트 신축 △부산 서금사A구역 재개발 등 사업장에서 시공계약이 해지되거나 시공권배제 통보를 받았다.

    다만 계약해지 경우 시행사나 조합 등 발주처에 의한 해지외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업성, 예상사업기간, 우발채무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해지한 현장도 포함됐다.

    한편 이번 사업은 일대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광운대역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정차하기로 예정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사업부지는 강북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월계동 시영아파트, 일명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이 6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침체한 지역부동산에도 거래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노원구 A공인 대표는 "주민들이 광운대역세권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며 "현재 호가가 다소 떨어진 데다 철거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가면 다시 수요가 늘면서 거래가 살아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광운대역세권 개발부지는 3900가구가 넘는 미미삼 재건축과 인접한 만큼 부동산시장에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이 성공하면 HDC현대산업개발 턴어라운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