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 국내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 매각 도전다음달 초 투자설명서 배포 예정. 매각가 1조원대 예상M&A 시장 녹록치 않아… 보험업계도 매물 다수·진출 규제 문제도
  • 선수금 2조원, 자산 2조원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1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가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왔다. 최대주주가 지속적으로 매각을 타진했던 만큼 이번엔 딜 클로징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IB 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을 프리드라이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다음 달 초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티저레터(투자설명서)를 발송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프리드라이프 희망 매각 가격은 1조 원대 중반으로 매각 지분은 100%다. 지분은 VIG파트너스(58%), TS인베스트먼트(5.16%), 마스턴파트너스(7.5%), 자기주식(25.01%) 등으로 구성돼있다.

    업계는 VIG파트너스가 프리드라이프에 오랜 시간 투자한 만큼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3호 펀드로 좋은라이프를 인수하며 상조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금강문화허브와 모던종합상조를 잇달아 사들였다. 2020년에는 4호 펀드로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를 약 2600억원에 인수했다.

    VIG파트너스는 2021년 초 기존에 투자하고 있던 상조회사들과 합병시키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상조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이전엔 다수의 중소업체가 난립하는 형태였다면 VIG파트너스가 상조업계에 진출하며 대형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 현재는 상위 업체가 전체 선수금 규모의 80% 이상을 차지해 대형업체와 중소업체 간 격차가 크다.

    VIG파트너스가 매각에 성공하면 7년여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지난해 매각을 위해 JP모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며 투자 회수에 나섰으나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 금융시장이 경색되며 중단됐다. VIG파트너스는 2021년 프리드라이프 소수지분 10%를 500억 원에 마스턴파트너스에 매각하며 통해 투자 원금 일부를 회수하기도 했다.

    프리드라이프의  M&A 시장 위치는 자산 규모와 영업 성과 등으로 보면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 상반기 국내 상조기업 중 유일하게 선수금과 자산 모두 2조원 달성하며 업계 1위를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금은 상조회원 가입자가 계약 약관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납입한 금액이다. 회계상 부채로 잡히고 추후 장례 등 약정된 행사가 수행되면 수익으로 인식된다. 할부거래법에 따라 프리드라이프는 선수금의 50%를 기관에 맡겨 보전하고 나머지는 투자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상조업계 1위 사업자라는 시장 위치에도 M&A 시장 상황이 매각 주체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상조업과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는 보험업계에도 매물이 쌓여있기 때문. 또 일부 대형 생보사는 올해 금융 당국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 기조에 발맞춰 상조시장 진출을 위한 자회사 설립·기존 회사 인수 등을 준비했으나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영업외수익으로 분류했던 금융수익을 지난해 감사보고서부터 '손익'에 포함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한 현재가 최고 수준의 몸값을 기대할 시점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다만 동종업계에서는 인수 금액을 맞출 수 있을 곳이 없고, 상조업으로 신사업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생보업계도 금융 당국의 결정이 늦어지며 발이 묶여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