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업종 혼재 평가절하…내년 3월1일 '인적분할'선진형 종합디벨로퍼…부동산개발·운영·운용 제공주거·모빌리티서비스로 수익…플랫폼사업도 속도육상풍력 탑티어…국내 최대규모 피크저감 ESS운영
  • ▲ 서울 영등포구 소재 '생각공장 당산'. ⓒSK디앤디
    ▲ 서울 영등포구 소재 '생각공장 당산'. ⓒSK디앤디
    SK디앤디(SKD&D)가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이종업종 혼재로 평가절하된 기업가치를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디앤디는 이사회를 열고 SK디앤디(존속회사)와 에코그린(가칭, 신설회사)로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골자는 기존 부동산개발·운영부문과 신재생에너지·ESS부문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예정일은 2024년 2월2일이며 분할기일은 같은해 3월1일이다.

    분할계획서를 보면 SK디앤디는 이번 분할을 통해 부동산과 에너지가 개별회사로 정체성을 명확히 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과 에너지 모두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해 저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분산된 역량을 집중, 전문성을 강화하고 솔루션기업으로 가치사슬 확장에 동력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존속회사인 SK디앤디는 부동산공간의 개발·운영·운용뿐만 아니라 도시생활에 필요한 각종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형 종합디벨로퍼로서 성장 및 전문화를 추구할 계획이다.

    SK디앤디는 금리 등 어려운 부동산시장 환경속에서도 '스케일타워' 수익증권 매각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견고한 기반을 만든 한편, 주거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내외 파트너사와 공동사업, DDI와 시너지, PF조성 등을 통해 사업모델을 다각화하며 시장 변동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해왔다.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상반기 SK디앤디 영업이익은 2106억원으로 전년동기 691억원에 비해 3배 넘게 뛰었다. 특히 부동산개발·운영부문이 같은기간 763억원에서 2258억원으로 195% 급증하면서 전체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지난 6월 이뤄진 강남역 오피스 매각이 영업이익 증가에 큰 몫을 차지했다. SK디앤디는 4월 현대자동차와 부동산펀드 '타이거대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318호' 수익증권 매각계약을 체결하고 두달뒤인 6월 2532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부동산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오피스빌딩으로 지하 6층~지상 19층, 연면적 4만9398㎡ 규모다. SK디앤디는 해당부동산펀드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거래를 통해 발생한 영업이익은 2145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SK디앤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모(母)리츠 '디디아이브이씨위탁관리모부동산투자회사(DDIVC)' 두번째 자(子)리츠 출자를 준비하고 있다. DDIVC가 출자한 두번째 자리츠는 조만간 유상증자를 통해 모리츠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모리츠 DDIVC도 현재 320억원 규모 유증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 영업인가를 획득한 DDIVC는 첫번째 자리츠에 이어 18개월만에 신규 부동산자산을 편입하게 된다. 두번째 자리츠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02-2외 2필지를 투자부동산으로 담을 예정이다.

    이 부동산은 수도권지하철 9호선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신논현역에서 도보 5분거리다. DDIVC제2호는 모리츠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면 부동산 매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발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부동산계약을 위한 마지막 협의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사업비는 2848억원에 달한다. 

    DDIVC는 이 부동산을 매입해 지하 8층~지상 14층, 연면적 2만6240㎡ 규모의 오피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전체 사업비중 일부는 SK디앤디도 출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설립한 첫번째 자리츠도 모리츠와 함께 SK디앤디가 재원을 보탰다.

    첫 투자자산을 담은 DDIVC제1호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63-1 일원 부지를 자산을 취득해 개발중이다. 지하 7층~지상 20층, 연면적 6만3268㎡ 규모 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자리츠 1호는 2031년 2월까지 운영된다. 이르면 2028년을 기점으로 배당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DDIVC는 SK디앤디와 국민연금공단이 최대 2000억원 규모로 운용하기로 한 모리츠다. 이번 유증으로 재원을 1000억원 가까이 불린 가운데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 전체 투자자산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재원을 확보한 만큼 국민연금과 향후 1~2개 부동산을 추가로 더 담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 분할 개요. ⓒSK디앤디
    ▲ 분할 개요. ⓒSK디앤디
    이와 함께 SK디앤디는 코리빙시장 선도기업으로서 주거솔루션사업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임대주택 '에피소드'사업을 위한 개발~투자~운영 밸류체인을 구축한 SK디앤디는 '에피소드' 정식 런칭전부터 테이블(t'able) 등 시범운영을 통해 새로운 주거모델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운영노하우를 쌓아왔다.

    2026년까지 5만가구 규모 '에피소드 클러스터'를 구성한다는 목표다. 현재까지는 총 3800가구를 운영중이다. 초기 개발한 △성수101 △성수121과 지난해 오픈한 △서초383 △강남262 △신촌369 △수유818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용산202 △신촌419 △온수700(이상 가칭) 등이 개발 및 공사중에 있다. 올해말에는 △용산202가 준공예정이며 내년에는 △신촌419와 △온수700이 문을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에피소드 플랫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점운영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고객을 유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도보 1분내 붙어 있는 에피소드 강남과 서초는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서초에 있는 펫빌리지를 강남입주자가, 강남에 있는 공유오피스를 서초입주자가 이용하는 식이다. 각각 공간콘셉트가 다르지만 이를 모두 누릴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SK디앤이는 단순 임대수익외에도 에피소드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각종 운영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도 각종 주거서비스와 모빌리티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셀프 스토리지, 홈퍼니싱 구독, 룸 클리닝, 공유차 등이 대표적이다.

    신규 파이프라인으로 개발중인 플랫폼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월 야놀자클라우드와 함께 합작법인 '커넥트파이 클라우드(Connectyfy Cloud)'를 설립해 주거 및 생활서비스와 공간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통합 솔루션을 개발중이다. 연내 생활서비스 전용 앱런칭에 나설 계획이다.

    SK디앤디 측은 "이번 분할로 전문성과 정체성을 명확히 해 시장의 선두 디벨로퍼로서 지위를 굳건히 하는 한편 플랫폼 및 솔루션사업에 박차를 가해 명실공히 '리빙플랫폼'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설회사인 에코그린(가칭)은 친환경 에너지사업 가속화와 더불어 솔루션 및 중개플랫폼을 통한 전력거래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SK디앤디는 육상풍력 탑티어(Top-tier)이자 피크저감 ESS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규모 사업자다. 또 고효율 주기기 공급권 확보를 통한 연료전지사업 경쟁력까지 갖춰 신재생에너지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플레이어다.

    신설회사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투자재원 확보 △전력중개 및 VPP 솔루션 개발 △ESS 해외시장 진출 등 전력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도현 SK디앤디 대표이사는 "당사는 부동산·에너지 각분야에서 설립후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각업계내 선두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구조 다변화, 밸류체인 확장 등 전략 제시를 해왔지만 기업가치 제고에 분명한 한계가 존재함을 깨닫고 이번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을 통해 각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온전히 인정받고 기업가치, 나아가 주주가치를 높일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