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멤버십 론칭 이후 100일, 성과도 있지만 실적은 하락'리테일 통합 클러스터' 출범… 전략 전환 가능성사업 주도하던 강희석 대표 교체 따른 영향 촉각
  • ▲ 지난 6월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유니버스 클럽을 소개하는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 ⓒ신세계그룹
    ▲ 지난 6월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유니버스 클럽을 소개하는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 ⓒ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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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희석 전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가 지난 6월 신세계그룹의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론칭 당시 자신했던 말이다. 하지만 론칭 100일이 지나면서 이 통합 멤버십의 미래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을 주도했던 강 대표가 사실상 경질된 것이 주효했다. 그는 지마켓의 인수와 통합 멤버십 등의 과정에서 중심에 있던 인사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신세계그룹은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를 새로운 시너지 제시한 상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론칭 100일을 맞이했지만 론칭 당시 예고했던 외부 제휴나 신규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략에 상당한 전환이 불가피하리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가장 큰 이유는 통합 멤버십 전반을 주도했던 강 대표가 최근 인사로 임기 3년을 남겨두고 신세계그룹을 떠나면서 통합멤버십에 대한 그룹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점이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신세계그룹이 역점을 주던 분야다. 지난 2021년 신세계그룹이 지마켓(전 이베이코리아)을 인수한 이후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차원에서 ‘스마일클럽’의 통합 작업 등 상당한 개발기간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실제 유통업계에서 6개 계열사 통합 멤버십은 전례가 없었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론칭 50일차에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회원들은 평균 3개의 계열사 서비스를 이용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혜택을 누렸다는 결과도 나왔다.

    다만 이 서비스가 기존 신세계그룹의 통합 시너지를 창출할 만큼의 성과로 이어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2분기 이마트의 연결 매출은 7조2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신장했지만 영업손실은 530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신세계그룹은 론칭 100일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이번 정기인사에서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를 신설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강력한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는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의 산하에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이 편제됐다. 기존 통합 멤버십에 빠졌던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가 클러스터에 들어간 반면 통합 멤버십에 있던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은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을 위한 그룹의 기본적인 시각이 변했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며 “적어도 신임 대표이사로 재무 전문가가 발탁됐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통합 멤버십 마케팅을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제시했던 오픈 플랫폼의 확장은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통신, 항공,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외부 파트너사와 연계를 예고했지만 100일이 지난 현재까지 추가된 서비스는 전무하다. 당시 공개됐던 KT와 대한항공과의 연계도 연내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신세계그룹이 이제 막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만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예단하기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현재 그룹 내부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전략적인 논의는 이뤄지는 중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현재 신임 대표이사들이 업무 현안을 보고 받고 내년 전략을 고민하는 중”이라며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