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약속했던 9월 IPO 넘겨… 투자금 모두 물어줘야매각 혹은 투자… 10월까지 11번가 두고 협상 이어가기한 넘겼지만 FI도 관망… SK스퀘어 현금 확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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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가의 매각 및 투자유치 논의가 결국 기업공개(IPO)를 예정했던 9월을 넘겨 진행된다. 재무적투자자(FI)도 단기간 내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하기 보다는 엑시트를 위해 협상을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다만 10월에도 진행될 매각 및 투자유치 논의의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27일 SK스퀘어, 11번가 등에 따르면 11번가에 대한 투자 유치 및 매각 논의는 이달을 넘겨 10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중앙회, H&Q코리아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총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5년 째인 오는 30일까지 IPO를 진행하고 실패할 경우 투자금에 연 8% 이자를 붙여 상환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11번가의 대주주 지분까지 모두 매각하는 동반매도청구권도 10월부터 행사가 가능해진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IPO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지만 구체적인 IPO 일정은 진행되지 않았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IPO가 흥행부진을 겪으면서 줄줄이 연기된 것을 고려했을 때, 당장 상장 과정에서 실익이 없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FI들이 IPO의 만기 연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1번가 입장에서는 IPO를 해도 투자유치 당시 몸값인 2조70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기업가치를 감안해야하고 IPO를 추진하지 않더라도 막대한 투자금 상환 부담을 안게 된 것.

    결과적으로 11번가는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한 채  IPO 약정 기간인 이달을 넘기게 된 상황이 됐다. 

    다만 11번가는 최근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이커머스 사업자와 매각 및 투자유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만큼 10월까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11번가는 전략적투자를 비롯한 지분인수 등 폭 넓은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 FI도 엑시트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당장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투자유치 및 매각 과정을 지켜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달까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11번가가 투자유치에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에도 SK스퀘어의 현금이 있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는 자회사인 SK쉴더스 지분 및 나노엔텍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상당한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 과정에 확보한 자금만 9000억원에 달한다.

    11번가 관계자는 “IPO 만기는 것이 분명해졌지만 당장 상황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달까지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