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청장, 지난 8월 2년 임기 반환점 돌아사기‧마약‧건폭 등 집중 수사 상황 긍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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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8월로 임기 2년의 반환점을 돈 가운데 윤 청장 체제가 들어선 후 수사 상황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치안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수사력이 저평가됐을 뿐 악성사기, 마약, 건설현장 폭력행위 등 민생 관련 수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사기 범죄 관련 2632억원 몰수‧추징보전…범죄 피해 회복 효과↑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8월 16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사기범죄 3만1142건을 수사해 3만9777명을 검거하고 2990명을 구속했다.

    이 중에서도 전세사기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1만1천854채를 보유한 ‘14개 무자본 갭투자 조직’과 788억 원을 가로챈 ‘21개 전세자금대출조직’ 등을 붙잡았다. 경찰은 35개 조직 총 1545건에 5087명을 검거하고 446명을 구속했다.

    윤 청장은 지난해 8월 10일 취임한 지 닷새 만에 ‘국민 체감 약속 1호’로 ‘7대 악성사기 근절’을 내세웠다. 여기에는 전세사기, 전기통신금융사기, 가상자산 유사수신사기, 사이버사기, 보험사기, 투자·영업·거래 등 조직적사기, 다액 피해사기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번 단속 기간과 전년을 비교하면 사기 피해금 보전금액이 1882억 원에서 40% 증가한 2632억 원을 몰수·추징보전했다.

    같은 시기 ‘국민 체감 약속 2호’로 ‘마약 범죄 근절’을 지정한 후 같은해 12월까지 5개월 간 마약류 범죄에 대해 특별단속을 벌여 5702명을 검거해 이 중 791명을 구속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한 수치다. 경찰은 범죄 수익금 약 5억2000만 원을 압수하고 3억4800만 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이밖에 지난해 12월 중순 ‘국민 체감 약속 3호’로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을 지정하면서 건설업계 고질적 병폐였던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소탕 작전에 나섰다. 250일 간 대대적 단속을 벌인 결과 총 4829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하고 이 가운데 148명을 구속했다. 

    ◆건설노조 등 일각선 “경찰 수사 객관성‧균형성 잃었다” 주장

    이에 대해 일각에선 윤 청장이 윤석열 정부 코드에 맞춰 경찰 수사력을 남용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윤 정부가 ‘노조 때리기’에 나서자 건설노조에 대한 강압수사에 나서는 등 객관성과 균형성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특진 규모를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특정 분야 수사를 독려하기 위해 특진을 집중시키면서 일반 승진과 시험 승진 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특진 인원은 전 분야가 다 늘었다"며 "마약도 늘고 전세사기도 늘었기 때문에 특정 분야를 희생시켜 건폭 수사에 몰아준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 2023년 국가수사본부 특별승진 배정 현황(지난 6월 12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전체 특진자 662명 중 최다 특진자를 배출한 분야는 ‘경제팀 수사활동 평가’(156명)였다. 경제팀 수사 활동 평가 특진은 일정 기간 내에 가장 많은 사건을 처리했거나 검사의 보완 요청이 적었던 경우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건설현장 불법행위 수사 관련은 90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밖에 전세사기와 마약 범죄 수사와 관련한 특진 인원은 각각 52명, 50명이었다. 이외에도 사이버범죄 특별단속이 34명, 보이스피싱 수사가 32명을 기록했다.

    ◆경찰 내부 “최선 다하고도 욕 먹어…실질적 수사 결과 봐야”

    이렇다 보니 경찰 안팎에선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도 저평가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실제로 꼭 필요한 수사들이었고 정부 발표보다 먼저 수사에 착수한 사안도 있으며 범죄수익보전 등 측면에서 실질적인 피해 회복 효과도 컸다”면서 “집중 수사를 벌인 사안들이 사회적으로 워낙 이슈가 크다보니 정치적으로 보인 측면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칼부림 등 치안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탓에 상대적으로 수사력이 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경찰 출신의 한 정치인은 “경찰이 전세사기‧보이스피싱‧건폭 등 민생 관련 수사에 집중적으로 임하면서 고질적인 사회 문제들을 시의적절하게 대응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시점에 경찰 조직개편 등 여파로 수사력이 약화되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관망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경찰 조직개편안에 따라 형사기동대 신설 등 현장 인력을 확대하면 자연스레 수사 기능이 축소될 것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