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화장품·건기식 확장동화약품, 베트남 약국 체인 통해 시장 진출보령, 백신 자회사 매각… 우주사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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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바이오업계 세대교체가 시작된 오너들이 경영능력을 검증받기 위한 승부수로 M&A를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 동화약품, 보령 등이 오너 3~4세 경영체제로 들어서면서 기존의 사업구조를 넘어선 영역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원제약은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 기업인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했다. 대원제약의 지분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DSK컨소시엄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에스디생명공학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통보받았다. 인수대금은 약 650억원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마스크팩과 스킨케어 등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2008년 설립 이후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경영이 어려워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18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영능력을 보완하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너 3세 백인환 사장이 취임한 첫 해 이뤄진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향후 성공적인 미래먹거리로 육성시킬지 주목된다.

    대원제약의 사업구조를 보면 매출의 90%이상이 ETC(전문의약품)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CHC(컨슈머헬스케어), OTC(일반의약품) 부문 매출 비중은 7.3%에 그친다. 대원제약이 올해 목표인 연매출 5000억원 달성을 넘어 '1조 클럽'으로 향하기 위해선 사업구조의 재편이 필요한 적기다. 

    동화약품은 일반약 중심으로 정체돼 있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이같은 움직임이 더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화약품은 최근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 '중선 파마'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중선파마는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 개 약국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중선 파마를 통해 활명수, 잇치, 판콜 등 일반의약품의 베트남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 계약 이후 중선 파마는 동화약품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오는 2026년까지 매장 수를 약 460개로 확장하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동화약품은 2020년 척추 임플란트 전문 의료기기 제조업체 메디쎄이의 주식 52.9%를 취득하면서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메디쎄이는 국내 척추 임플란트 시장 1위 기업으로, 매출 80% 이상을 흉요추(등뼈와 허리뼈)용 척추 임플란트가 차지하고 있다. 동화약품이 지분 투자를 넘어 경영권 확보까지 나선 첫 사례다.

    보령은 반대로 백신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를 시장에 내놨다.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가 우주헬스케어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면서다. 

    매각에 들어간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홀딩스에서 백신 및 신약 개발을 맡고 있는 계열사다. 보령이 희망하는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규모는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보령바이오파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00억원과 220억원 수준이다.

    백신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보령은 우주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 4월 우주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으며 올해 5월 액시엄 스페이스, MIT 우주연구기관 SEI와 함께 'HIS(Humans In Space)'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지난 4월에는 인류 최초의 민간 우주정거장(ISS) 건설을 추진 중인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와 조인트벤처(JV) 설립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보령은 오는 23~2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우주산업 컨퍼런스 'AIAA ASCEND(Accelerating Space Commerce, Exploration, and New Discovery)'에서 HIS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며, 연내 JV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오너들이 경영에 나서면서 새로운 시각을 반영한 사업영역 확장으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며 "기존에 업계에서 이뤄졌던 사업다각화와 어떤 차별화를 두고 경쟁력을 확보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