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하락에 국내 증시 낙폭 커지며 반대매매 우려도 확산미 증시 3% 빠질 때 코스피 6%·코스닥 14% 급락이·팔전쟁 겹쳐 반대매매 우려 지속…낙폭 제한 가능성
  • 최근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커지면서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테마주 열풍이 꺾인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투자에 나섰던 해당 섹터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면서 악순환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1750억원에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이 10조924억원, 코스닥이 9조825억원이다.

    통상 주가 급락으로 증권사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신용잔고가 줄어드는데, 지난달 6일(20조3846억원) 대비 1조2000억원 넘게 감소한 상태다. 

    실제 증시에서 반대매매는 급증하고 있다. 올해 7~9월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531억36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150억8500만원) 대비로는 250% 넘게 늘었다. 이는 반대매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매매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아 매수한 주식이 강제 청산되는 것이다. 주가 하락에 따라 담보 주식 가치가 담보 유지 비율 밑으로 내려가면 증권사는 전날 종가 기준 하한가에 강제 처분한다. 

    시장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하락 우려에 순매도가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가에선 최근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반대매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 9월 들어 이달 10일까지 코스피는 6.0% 내렸고, 코스닥은 14.4% 급락했다.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서도 국내 증시는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3.2%, 나스닥은 3.9%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7%, 홍콩 항셍지수는 3.9% 내렸다.
     
    9월 들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데다 올해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테마주 열풍이 점차 식어가기 때문으로 보인다.

    2차전지주가 대표적이다. 연초 11만원 수준이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지난 8월 중순 125만원 안팎까지 올랐지만 9월 이후부터 지난 10일까지 한 달여 만에 38% 급락했다. 

    에코 형제주인 에코프로비엠(-31%), 에코프로에이치엔(-29%)을 비롯해 엘엔에프(-29%)를 포함해 코스피 대형주인 LG에너지솔루션(-16%), 삼성SDI(-20%)도 지수 대비 2~3배 하락세를 보였다.

    또다른 테마주였던 로봇주들도 마찬가지다. 레인로보틱스(-37%), 루닛(-41%), 유진로봇(-26%), 뉴로메카(-29%) 등 로봇 관련주들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간 급락했다. 특히 시장은 지난 5일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을 재료 소멸로 해석하면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당분간 증시는 반대매매 우려로 인한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다. 고금리·고환율 압박과 더불어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국제유가 급등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한층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 현선물 매도, 반대매매 추정 물량 출회 지속으로 하락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추가 하락으로 인한 반대매매, 고금리로 인한 성장주 불리 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로 인한 추가적인 지수 하락이 있을 수 있지만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대매매 증가로 코스피 지수가 2400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면서도 "과거 데이터를 보면, 고금리 및 강달러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해도 2400선 아래에서 코스피 지수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한 PB는 "코스닥의 경우 한 달간 지수 하락폭이 14% 정도인데, 이는 신용거래 투자자들에겐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면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출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신용잔고를 털어내면 증시가 바닥을 잡을 확률이 높다"면서 "가격이 급격히 내려간 종목들을 사려고 기다리는 기관이나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종목들을 선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