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9월말·이달초 각 0.10% 올라 상승폭 감소거래량 4월 3000건대 돌파 이후 4000건 못 넘어전고점 회복·고금리·대출규제 등 비관적 전망 多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서울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통상 성수기로 불리는 '가을 이사철' 특수가 미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9월 둘째주 0.13% 상승에서 셋째주 0.12%로 소폭 하락했고, 마지막주와 이달 첫째주는 각각 0.10% 상승해 줄어든 변동폭을 나타냈다.

    거래량은 여전히 4000건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의 2006~2022년 월평균 거래량은 6040건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급등했던 2019~2020년 자료가 포함된 만큼 일반적인 거래량 평균은 4000~5000건 정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4월 3186건으로 처음 3000건대를 돌파했다. 이후 △5월 3426건 △6월 3848건 △7월 3588건 △8월 3839건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건수는 이날기준 2413건을 기록했다. 계약 체결후 30일내로 정해진 거래신고기한이 이달말까지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4000건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고금리 상황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인해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의 경우 거래금액이 워낙 커 대출없이 거래하기란 쉽지 않다"며 "대출규제와 고금리 상황이 수요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부동산 가격 안정화 측면을 비롯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9~11월은 '가을 이사철'로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이같은 특수에 대한 기대가 저조한 상황이다.

    서울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지역으로 꼽히는 송파구에 위치한 A공인 관계자는 "동네마다 사정이 다르고 대규모 단지·소규모 단지별로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거래가 예전만큼 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매도하려는 집주인들은 있지만 현재 아파트 가격과 전세값 상승으로 호가가 올라 매수세가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특히 소규모 주상복합의 경우 거래는 더 드문 편이라 현재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계절적 수요는 거의 없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뒤 매수자와 매도자간 희망 가격 차이 속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단기 저점을 기록하고 빠르게 반등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가 202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와 올해 9월까지 같은 단지에서 동일면적이 거래된 서울 아파트를 대상으로 최고가 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서울 전고점 평균은 12억6695만원이었다. 올해 최고가는 평균 11억1599만원으로 전고점의 88.0% 수준을 회복했다.

    뿐만 아니라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직방이 어플리케이션(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14일부터 28일 부동산 관련 대출 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사에 응한 716명중 58.1%가 '지난해보다 이자부담이 늘었다'고 답했다.

    올초 완화됐던 대출규제는 가파른 가계빚 증가세로 다시 고삐가 죄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75조원으로 전달대비 6조9307억원 늘어났다. 한은은 증가규모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 자료를 보면 은행 가계대출중 8월 주담대는 전달보다 7조185억원 증가했다. 앞서 △5월 4조2478억원 △6월 6조9460억원 △7월 5조9636억원 증가한 것보다 큰 폭이다.

    늘어난 가계대출의 '원흉'으로 주담대가 지목되면서 당국은 주요 은행에서 공급하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했다. 또 올초 정부가 내놓은 정책모기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공급 중단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치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감소해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급매소진·호가상승 등 복합적인 이유로 매도가와 매수가가 안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며 "수급 불일치로 인해 서울에서도 매물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호가가 올라가는 상황에 매물이 쌓이면 가격은 떨어지게 돼 있다"며 "이미 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매수타이밍을 최대한 뒤로 늦출 것이기 때문에 이번 가을 이사철은 조정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50년 주담대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분위기고 특례론 일반형 공급이 중단되는 건 가계부채를 총량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당연히 매수심리도 위축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