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에 총수입 전년比 44.2조원 부족… 법인세 20조·소득세 14조원↓국가채무 한 달 새 12조원 증가… 올 전망치 1101.7조원보다 8.3조원 초과내년도 재정수지 -92조원·적자비율 -3.9% 전망… 재정준칙은 국회서 낮잠기재부, 10월 재정동향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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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랏빚이 1100조 원을 돌파했다. 재정수지는 66조 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나라살림에 빨간불이 켜졌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강조했던 건전재정이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10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1~8월 정부의 총수입은 394조4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4조2000억 원 감소했다.

    총수입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국세수입 감소다. 같은 기간 국세수입은 241조6000억 원으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47조6000억 원이나 줄었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는 1년 전보다 20조2000억 원 펑크 났다.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감소 영향으로 13조9000억 원이 덜 걷혔다. 부가세는 6조4000억 원이 부족했다.

    세외수입은 19조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조8000억 원 감소했지만, 기금수입은 지난해보다 6조2000억 원 증가한 133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기금수입의 경우 보험료 수입 5조3000억 원, 법정부담금 9000억 원이 각각 늘면서 지난해보다 수입이 증가했다.

    올 1~8월 총지출은 425조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3조5000억 원 감소했다.

    예산지출의 경우 코로나19 대응 사업 축소, 지방교부금 감소 등으로 1년 전보다 16조9000억 원 줄었다. 기금의 경우 소상공인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 등으로 지출이 36조 원 감소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8월 말 기준 31조3000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연간 적자 전망치인 13조1000억 원보다 훨씬 높았다. 역대급 세수펑크로 수입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정부의 실제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7월 말 기준 마이너스(-) 67조9000억 원보다는 적자 폭이 소폭 줄었지만, 연간 전망치(-58조2000억 원)를 이미 초과하면서 나라살림에 비상이 걸렸다.

    8월 말 현재 국가채무(중앙정부)는 한 달 전보다 12조1000억 원 증가한 1110조 원을 기록, 1100조 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 전망치를 1101조7000억 원으로 잡아놨는데 이미 8조3000억 원이나 초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도 흔들리게 됐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2%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3%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마찬가지다. 기재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92조 원 적자로, 적자비율은 GDP 대비 -3.9%로 전망된다. 재정준칙 법제화가 국회에서 공전하는 가운데 윤 정부의 건전재정 운용이 헛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나랏빚이 급격하게 늘고있는 것도 건정재정 기조에 부담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중앙+지방) 비율은△올해 50.4% △내년 51.0% △2025년 51.9% △2026년 52.5% △2027년 53%으로 전망된다.

    한편 1~9월 국고채 발행량은 144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총 발행한도인 167조8000억 원의 86.1% 수준이다. 9월 외국인의 국고채 순투자 규모는 외국인 보유 국고채의 만기가 도래하며 1조 원이 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