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사전청약 사업지 중 유일한 서울 역세권 입지…비교우위 입지분양가 3억대 초반, 주변 시세 대비 6억 낮아…공진초 등 도보 통학권부가세 포함 月 77만원 임대료 부담…시세차익 '제로', 투자가치 낮아학원가 없고 학군도 낮은 편…김포공항 인접해 5분마다 비행기 소음
  • ▲ '마곡10-2' 예정 부지. 사진=박정환 기자
    ▲ '마곡10-2' 예정 부지.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주택, 속칭 '반값 아파트'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다음 주 사전청약을 앞둔 서울 강서구 '마곡10-2'는 서울 내 역세권 단지임에도 분양가가 3억원대 초반에 불과해 벌써부터 흥행을 점치는 분위기다.

    하지만 단점도 적잖아 '묻지마 청약'은 금물이다. 매달 70만원대 임대료를 납부해야 하고 추후 시세차익도 기대하기 어렵다.

    12일 찾은 마곡10-2 사업지는 입지 측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보였다. 총 3300여호가 공급되는 3차 사전청약 사업지 중 유일하게 서울에 위치해 있고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단지에서 수도권지하철 5호선 송정역이 도보 10분 거리다. 지하철을 타면 여의도역까지 25분, 광화문역까지 4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단지 바로 북측 버스정류장에선 601·605·654번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배정 학교인 공진초가 500m 내에 위치해 도보 통학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주변 시세 대비 5억~6억원가량 저렴한 분양가도 흥행을 점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입주자모집공고문을 보면 전용 59㎡ 분양가격은 3억1119만원이다. 발코니 확장 금액은 포함되지 않은 가격으로, 최종 분양가는 본청약 시점에 확정된다.

    마곡동 B공인 관계자는 "서울 역세권이면서 직주근접 요소를 갖췄고 인근 '마곡엠밸리 10·11단지' 시세가 10억~11억원대에 형성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분양가"라며 "고금리 시대에 초기 자본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사전청약 신청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 마곡지구 상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마곡지구 상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장점만큼 단점도 확실하다.

    마곡10-2는 공공이 토지를 매입한 뒤 분양자에게 건축물을 임대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공급된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이유도 토지가격이 빠졌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낮아진 대신 매달 69만7600원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부가세를 포함하면 월 임대료만 77만원에 이른다. 분양가와 마찬가지로 최종 확정 임대료도 본청약 시점 땅값 상승률에 비례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H공인 관계자는 "보증금 액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근 '마곡앰벨리' 월세가 보증금 2000만~3000만원대에 50만원 안팎으로 형성된 것을 고려하면 마곡10-2 임대료는 상당히 비싼 편"이라며 "여기에 관리비까지 포함하면 매달 100만원가량이 주거비로 지출돼 사회초년생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서울 내 토지임대부 주택인 고덕강일 3단지보다 임대료가 30만원가량 비싸게 책정된 것도 청약 대기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앞서 6월 2차 사전청약에 나왔던 강동구 '고덕강일 3단지'는 분양가 3억5000만원에 월 임대료 40만원으로 공급됐다. 사전청약 당시 우수한 입지에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평균 18.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인 만큼 시세차익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의무거주기간으로 지정된 5년을 거주한 이후 환매가 가능하다. 다만 현행법상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만 환매할 수 있다. 환매 가격은 분양대금에 물가상승률,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이자율 등을 고려한 이자를 더해 책정한다.

    예컨대 분양가 3억원인 아파트를 물가상승률과 정기예금 이자율(5%)을 고려해 환매하면 1500만원 안팎의 차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토지임대료와 부가세,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시세차익은 거의 남지 않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토지임대부 주택의 개인간 거래를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돼 있다.
  • ▲ '마곡10-2' 인근 '마곡엠밸리' 단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마곡10-2' 인근 '마곡엠밸리' 단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학군도 청약 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학교 입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마곡 일대 중·고교 학업 성취도와 특목고 진학률 등이 평균보다 떨어지고 아직 학원가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교육열과 소득수준이 높은 주민들은 자녀의 중학교 입학 전 양천구 목동 쪽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빈번한 비행기 소음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마곡10-2단지는 김포공항과의 거리가 2㎞에 불과해 공항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입주자모집공고문에도 '단지 인근에 김포공항이 있어 항공기 소음 및 전파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돼 있다.

    실제 단지 주변을 둘러본 결과 5분도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비행기 소음이 들렸다.

    강서구 공항동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여름에 창문을 열어놓으면 비행기 소음 탓에 잠들었던 아기가 깨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청각이 예민하거나, 가족 중 수험생이 있거나, 아기를 키우는 사람에게는 오래 살기 썩 좋은 동네가 아닌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마곡동 D공인 관계자는 "마곡10-2단지는 장단점이 명확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며 "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이면서 지하철 5호선 라인에 직장이 있고 초기 자본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라면 청약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