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고노동 유통업계 서비스업의 위기… 가시화된 인력난채용 힘들어 폐업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소비침체 직격탄IT기기, AI기기에서 해법 찾는 유통업계
  • ▲ 무인 편의점.ⓒGS리테일
    ▲ 무인 편의점.ⓒGS리테일
    IT, AI 기술이 가져 온 변화는 서비스업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무인 편의점부터 무인 계산대, 조리 로봇까지 등장하는 것. 높은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우려보다 안정적인 운영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무인 시대를 맞이한 유통업계의 트렌드를 <뉴데일리>가 살펴봤다.

    “직원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폐업까지 고민 중입니다.”

    유명 외식업체 경영자의 말이다. 최근 인력난은 그저 채용이 힘들다는 수식어가 아니게 됐다. 말 그대로 직원 채용이 되지 않아 아예 폐업까지 고민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는 토로가 유통업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고물가에 소비침체 등의 외부요인을 감안해도 가장 큰 문제는 채용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 그대로 직원이 구해지지 않는 이 예견된 사태를 위한 대안이 필요해졌다는 이야기다. 다수의 유통업체들은 이 대안을 IT, AI(인공지능) 등에서 찾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채용의 문제는 성큼 다가온 현실이다. 편의점은 물론 외식업체까지 곳곳에서 채용난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스타셰프로 꼽히는 이연복 셰프가 부산점을 폐점하는 직접적인 이유로 인력난을 거론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채용난은 단순히 임금인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의 가장 최전선에 놓인 것도 이들이다.

    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관계자는 “임대료는 전혀 낮아지지 않고 있고 여기에 매출까지 줄어들면서 그야말로 한계에 몰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내년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자영업의 체감온도는 이미 한겨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다.

    유통업체들의 인력난은 지속적인 문제였지만 최근들어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강도다. 최저임금의 상승은 노동강도가 낮은 유사한 산업으로 인력이 이탈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MZ세대는 더 이상 힘든 일을 원하지 않고 이 현상은 유통업체의 근로자들이 점차 노령화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의 서비스업이 ‘안 좋은 일자리’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음식점 및 주점업에서 부족한 인력은 6만2000여명으로 인력부족률이 5.3%에 달한다. 산업 평균인 3.4%보다 1.5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지난 3월 산업부에서 조사한 ‘빈 일자리 비율’도 2.4%로 운수 및 창고업을 제외하면 사장 높았다. 

    이런 수치를 가장 체감하는 것은 외식업이다. 지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 없는 외식업은 41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했다. 채용난에 대한 해법으로 사업주가 직접 근무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은 것이다. 그동안 외국인 채용이 해법으로 제시돼 왔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유통업계의 인력난 해소는 노동 강도의 감소가 필연적이다. 단순히 인력 공급으로 인력난을 해소하기 힘든 지경에 왔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가 심야 영업을 중단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결국 최근 몇 년간 키오스크, 서빙로봇, 테이블오더, 조리로봇 등 스마트 기기가 등장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런 IT, AI기기의 등장은 필연적이 됐다. 이 과정에서 모든 IT, AI 기기가 인력을 대체할 필요는 없다. 그저 노동 강도를 낮추는 것만으로 그 목적은 충분하다. 사람과 기계가 협업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유인계산대와 무인계산대가 공존하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노동 강도를 줄이는 것만으로 의미가 적지 않다”며 “다만 한계에 놓인 중소상공인을 위해 초기 비용을 위한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