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또 4% 넘겨… 지방은행 이어 시중은행도단기자금시장 경색 심했던 작년과 비슷미국 긴축 장기화‧중동분쟁 겹쳐 불확실성 확대대출금리 지표 상승에 대출금리 인상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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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금리가 1년만에 또다시 4%대에 진입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가뜩이나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CD 대표수익률(80~100일)은 18일 기준 평균 3.82%로 지난 4월(3.47%) 이후 상승추세다. 

    은행이 발행하는 CD는 정기예금에 은행이 양도 가능한 권리까지 부여한 증서다. 중도 해지가 제한되지만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있어 유동성이 높으며, 일반적으로 은행이 채권처럼 자금조달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다.

    CD금리는 이달 들어 4%대에 진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총 1조3600억원의 CD를 발행했는데 금리는 3.74%~4.15% 수준에서 결정됐다. 

    신한은행도 지난 10일 CD 1000억원 규모를 4.14% 금리로 발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이달 13일까지 총 4350억원의 CD를 발행했는데 금리는 3.82~4.14% 수준에서 발행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발행한 CD의 금리가 3.96%에서 결정되는 등 4% 금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방은행도 마찬가지다. 

    경남은행은 지난달부터 이달 18일까지 3050억원의 CD를 발행했는데 금리는 4.20%~4.27%로 모두 4%를 넘겼다. 

    전북은행도 같은기간 총 800억원의 CD 발행했는데 금리가 4.20~4.25%로 결정됐다. 

    이는 채권시장의 자금경색이 심화했던 지난해 10월~11월과 유사하다. 

    지난해 연말은 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데다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CD금리 상승이 가팔랐다. 지난해 11월 22일 91일물 CD금리는 연 4.02% 수준으로 치솟았다. CD금리가 연 4%를 넘긴건 2008년 12월 23일(연 4.03%) 이후 14년여 만이다. 

    당시 금융당국이 금리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 은행들이 CD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점도 금리 상승에 한몫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의 긴축 장기화 전망과 중동 분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CD금리 역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5%에 달하는 고금리 예금 100조원 가량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금융당국이 예적금 금리경쟁 자제를 요구한 만큼 은행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CD발행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출금리 지표 중 하나인 CD금리는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 대출 상품 금리 산정에 사용돼 CD금리 인상은 대출 금리 인상으로 연결된다. 

    다만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풀리면서 CD물량이 급격이 늘어날 가능성은 줄었다는 전망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채 발행 한도 폐지는 단기자금시장이 타이트해진 상황에서 CD 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은행채도 예대금리에 영향을 주지만 CD보다는 시장성이 좋은 상품이고 만기도 분산할 수 있어 은행채 발행을 풀어주는 게 나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