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제출한 자구책에 '프로배구단 매각' 포함 파문연간 운영비 70억원쯤… "한전의 하루 이자비용 수준"내년 개관 클럽하우스도 매각 거론… 한전 "공식 확정 아냐"
  • ▲ 한국전력공사.ⓒ뉴데일리DB
    ▲ 한국전력공사.ⓒ뉴데일리DB
    총부채 201조여 원의 사상 최대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공사가 위기 타개를 위한 자구책으로 '프로배구단 매각'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다만 한전 측은 공식 발표한 게 아니라며 아직 확정한 건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한전·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최근 한전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구책을 산업부에 제출했다. 앞서 한전은 지분·부동산 매각 등을 담은 25조여 원 규모의 자구책을 제출한 바 있지만, 4분기(10~12월) 전기요금 결정을 앞두고 보다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받아 왔다. 이 일환으로 제출한 추가 자구책에는 한국전력 배구단을 매각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 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배구단으로 꼽힌다. 지난 1945년 창단해 78년 동안 역사를 이어왔다. 최근 우승팀으로도 다수 언급되는 만큼 전력 구성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된다. 선수단 전용 숙소와 훈련 전용 체육관 등이 포함된 클럽하우스도 내년 중 경기도 오산시에 개관을 앞둔 상태다.

    매각 여부를 두고 내부 분위기는 술렁이고 있다. 최장 역사의 상징성도 중요한 사안이나 가장 핵심은 '운영비'로 꼽힌다. 하지만 배구단의 1년 운영비는 총부채가 201조4000억 원에 달하는 한전이 내는 하루 이자 수준인 70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배구단을 매각하더라도 한전의 천문학적인 적자 폭을 좁히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내년 개관을 앞둔 클럽하우스도 문제다. 배구단과 함께 매각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수억 원대의 금액을 투자해 배구단에 더해 클럽하우스까지 매각할 기업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전 측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직 공식 발표를 통해 확정한 게 아니므로 언제든 무산되거나 구체적인 시기 등을 다시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 저희도 내용을 파악하는 중"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어느 쪽도 맞다고 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