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보상률 78% 수준, 정부와 요금 인상 논의 중"전·현직 가스公 사장 낙하산 공방도野, 최사장 전문성 지적… "산업부 산하 64%에 '낙하산'"與, 채희봉 前사장 '황제 출장' 비판… "조직 망가뜨려"
  • ▲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24일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수장의 전문성과 청렴성 등에 대해 여야 간 '낙하산' 설전이 벌어졌다. 야당은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과 상임감사 등이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란 이유로 감투를 썼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맞서 여당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임명했던 채희봉 전 사장의 '황제 출장' 등의 비리를 지적하며 현재 가스공사가 당면한 위기는 채 전 사장이 출발선이라고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가스공사를 비롯해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에너지공단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2개 기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의 전문성을 문제 삼았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최 사장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부사장을 거쳐 최초의 여성 사장을 역임했고, 한국철도대학 총장과 세계철도대학교협의회 회장 등의 이력을 보유해 철도 분야 전문가란 평가를 받아왔다. 

    김성원 민주당 의원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도 잘못 뽑으면 민생·경제·국격이 얼마나 심각하게 쇠락하는지 지금 국민이 잘 보고 있다. 하물며 낙하산 인사는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최 사장 본인은 낙하산이 아니라고 생각하냐. 강진구 가스공사 상임감사도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것 말고 이 분 자체로 봤을 때 전문성이 있다고 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최 사장은 "저는 누구보다 업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임감사의 업무는 사장을 견제하는 기능으로 (강 상임감사가) 역량을 잘 갖췄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윤 정부의 낙하산 인사 카르텔이 특히 산업부 산하기관에 많이 몰려있다. 산하기관 58곳 중 37곳, 64%에 해당하는 기관에 총 78명의 낙하신 인사가 전문성 없이 포진해 있다"면서 "김철현 석유공사 이사는 최 사장의 보좌관 출신이고, 송석훈 가스공사 감사는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했다. 동네 회사에 이사 선임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투자해서 만든 기관들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최 사장은 "아마 이런 논란은 전 정부 시절에도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저 개인에 대해 어떤 이유로 낙하산이라 하는지 그 기준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 결국 일을 맡은 사람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성과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어려움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최 사장이 낙하산 얘기에 발끈하는 듯하다. 지난해에도 (최 사장이) 전문성과는 별개로 경영 능력은 이미 검증받았다고 주장했었는데, 1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제 전문성도 겸비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가스공사가 보고한 자료를 보면 올해 매출이 3조2000억 원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400억 원, 당기순이익은 8000억 원 줄었다. 경영 능력이 뛰어나다 했으니 여기에 대한 평가를 계속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최 사장은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최근 몇 년간의 홍보관 운영비용과 농구단 운영비용 등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해 그것이 한번에 다 정산됐기 때문"이라면서 "많게는 한꺼번에 7년치가 빠지다 보니 영업이익이 급감했다"고 해명했다.
  • ▲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여당은 낙하산 공세에 대한 대응책으로 문 정부 시절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낸 후 가스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던 채 전 사장을 겨냥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의 최고 경영진이 어떤 확증편향과 개인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조직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지적하고 싶다. 채 전 사장에 대한 얘기"라면서 "채희봉판 '블랙리스트' 사건이 있다. 최측근 4명을 2년 만에 3급에서 1급으로 승진시키고,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기들을 농구팀 감독으로 거액을 주고 고용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공명호 의원도 "채 전 사장은 탈원전의 주역으로 우리나라 에너지를 절단냈다. 전기요금 폭등에 대해 원인을 제공하고, 한국전력공사 적자에도 큰 역할을 했다"면서 "1박에 260만 원짜리 초호화 출장을 다닌 사건은 차라리 지엽적인 문제일 정도다. (채 전 사장은) 가는 곳마다 분탕을 치는 안 좋은 낙하산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채 전 사장은 지난해 4월 영국 출장 당시 공무원 여비 규정을 초과하는 호화 숙소에 묵은 사실이 감사원에 의해 발각되면서 '황제 출장'이란 비판을 샀었다. 

    가스공사의 악화한 재무 상태와 가스요금 인상 여부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가스공사 원료비 미수금이 상당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만 해도 총 15조 원에 달하는 데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 인상, 불안한 중동 정세 등이 겹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경영 여건이 어느 정도 개선됐냐"고 질문했다.

    최 사장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부러 기업어음(CP)과 차입금을 많이 활용해 운영하고 있다. 자금 운용의 이점과 여러 다양성을 통해서 내년 사채발행 한도를 넘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정 의원은 "결국 가스요금을 올리는 게 아니냔 얘기가 나온다. 겨울에 난방비 인상은 국민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도시가스 요금 인상 계획을 갖고 있냐"고 질의했다.

    최 사장은 "요금 인상은 필요하다. 지금 원가 보상률이 78% 수준"이라면서 "정부와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이 난방비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연착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