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서 핼러윈 언급량 79.43% 감소"MZ들은 핼러윈, 축제보다 추모하는 날로 인식"경찰, 핼러윈 기간 특별 안전 강화 활동
  • ▲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사고현장 인근에 추모메시지가 붙어 있다. ⓒ뉴시스
    ▲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사고현장 인근에 추모메시지가 붙어 있다. ⓒ뉴시스
    MZ세대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았던 '핼러윈'의 온라인 언급량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또래를 잃은 MZ세대들 사이에 추모 분위기가 조성되고 기업들도 '핼러윈'을 주제로 한 홍보 전략에 부담을 느끼면서다. 

    25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9월1일부터 10월23일까지 한 달 간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블로그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핼러윈'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93% 급락했다. 특히 인스타그램 내 언급량은 79.43%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핼러윈은 아이들이 천사나 악마, 괴물 분장을 하고 이웃집을 돌면서 사탕이나 초콜릿을 받아 가는 미국 풍습으로 국내에서는 MZ세대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29일 159명의 사망자를 낸 이태원 참사로 핼러윈 자체가 MZ세대 사이에서 사실상 '금기어'가 됐다. 특히 피해자 가운데 20대와 30대가 전체의 85.53%(136명)에 달하는 만큼 매년 핼러윈 행사의 주축이 됐던 MZ세대들이 핼러윈 자체를 놀이문화보다는 추모해야 할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참사를 직접 목격한 대학생 유모씨(25.서울 광진구)는 "사고 당시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이번 핼러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모씨(29.여.서울 종로구)도 "(이태원 참사 이후)핼러윈이 축제라는 느낌보다는 기억하고 추모하는 날이한 인식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핼러윈 즐기기에는 겁도 나고 부담스럽다"

    매년 핼러윈마다 놀이공원을 찾았다는 회사원 손모씨(29)도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 없이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예전처럼 핼러윈을 즐기기에는 겁도 나고 부담스럽다"며 "이번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을 피해 친구들과 조촐하게 핼러윈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마다 핼러윈 마케팅에 열을 올렸던 업계도 핼러윈 지우기에 나섰다. 매년 핼러윈을 주제로 MZ세대를 겨냥한 홍보에 나섰던 대형 놀이공원들은 올해 다른 주제로 축제를 열었다. 에버랜드는 추수감사절을, 롯데월드는 웹툰 속 세계를 주제로 한 축제로 매년 열리던 핼러윈 축제를 대체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년 핼러윈이면 수개월 전부터 특화 마케팅 전략을 짜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왔는데 올해는 핼러윈 이벤트를 진행하기가 부담스러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며 "이태원 참사 이후로 핼러윈에 대한 인식이나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 "일종의 이타심이나 공감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구 교수는 "우리 청년들을 비롯한 국민들이 작년에 터졌던 이태원 참사에 대해 추모하려는 어떤 의지나 욕구 같은 것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체를 생각하는 이런 분위기는 오래 이어지는 게 좋다고 본다"며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을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핼러윈 기간인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다중인파사고 방지를 위해 홍대와 이태원, 강남역 등 고밀도 위험 골목길 16곳을 특별관리한다.

    경찰은 특히 27일과 28일에 인파가 많이 몰릴 것으로 보고 12개 경찰서 620명과 기동대 10개 부대 등 1260명을 투입해 안전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