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권유로 클럽 버닝썬 설립에 10억 원 투자지인 14명 허위 취업시켜 급여·수당 명목 배당금으로 챙겨법원 "불법인 것 알면서도 4개월 간 배당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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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뉴데일리DB
    '버닝썬 게이트' 사건 당시 '린(林) 사모'로 알려지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대만 국적 투자자 린모씨가 회삿돈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강두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린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린씨는 지난 2017년 11월께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설립 과정에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의 권유를 받고 매월 1666만 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클럽 운영사 버닝썬엔터테인먼트에 10억 원을 투자했다.

    린씨는 이 투자로 버닝썬엔터테인먼트 지분 20%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인 전원산업(40%)에 이어 유리홀딩스(20%)와 함께 공동 2대 주주가 됐다.

    전원산업 회장 이모씨는 2018년 5월께 버닝썬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이익이 발생하자 버닝썬 공동대표이던 이성현·이문호씨에게 투자금 상환 명목으로 매달 지급받던 호텔 임대료 1666만 원을 1억 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승리는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이성현 공동대표에게 2대 주주인 유리홀딩스도 지분 만큼 영업이익금을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를 수락하면서 린씨에게도 린씨의 지인들이 버닝썬에서 일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인건비 명목으로 배당금을 올려 받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린씨는 2018년 8월 이 공동대표의 제안을 받아 들여 지인 등 14명이 허위로 버닝썬과 계약하도록 하고 급여나 수당 등의 명목으로 배당금을 받아 전달하도록 했다.

    수사당국은 버닝썬 사건을 조사하면서 린씨와 관련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고 수년에 걸친 수사 끝에 지난 7월 린씨를 재판에 넘겼다. 

    린씨는 2018년 10월 롯데월드타워 68층에 있는 펜트하우스를 240억 원에, 2017년 1월 빅뱅 지드래곤의 앞집인 성수동 주상복합 건물 갤러리아포레를 38억 원에, 용산구 한남더힐 아파트를 40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린씨는 300억 원이 넘는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도 관세청에 현금 반입 신고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린씨는 버닝썬 게이트가 세간의 주목을 받자 2019년 2월 급히 한국을 떠났다.

    지난 2019년 4월 대만 주간지 징저우칸(鏡週刊)은 린씨의 정체에 대해 그녀의 남편이 대만 중부 타이중의 도박계 거물인 위궈주(于國柱)라고 전한바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위씨는 1990년대부터 타이완 중부지역에서 도박 업체를 운영하다가 중국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수조 원의 수익을 거둔 도박계 큰손이라고 소개됐다.

    재판부는 "(린씨가)최초 투자약정 시 배당금 지급에 대한 내용이 없었음에도 이성현이 배당금 지급을 임의로 결정하고 그 방법이 적법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음에도 4개월 간 매월 배당금을 지급받고 보고도 받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나마 이성현이 버닝썬의 자금을 업무상 횡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수락하고 그에 필요한 절차에 협조할 것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범행에 가담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버닝썬 사건은 2018년 11월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경찰유착·마약·성범죄·조세회피·불법촬영공유 등 각종 범죄 행각으로 의혹이 확대된 사건이다. 승리는 버닝썬의 실소유주로 밝혀지면서 그룹 빅뱅을 탈퇴하고 연예계에서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