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각형·원통형 영업이익률 10%대 육박LG엔솔, IRA 혜택·SK온 로열티 반영 불구 낮아삼성SDI "북미 생산 거점 확대 중… 향후 수익률 더 커질 것"
  • ▲ 삼성SDI 실적 추이 그래프ⓒ삼성SDI
    ▲ 삼성SDI 실적 추이 그래프ⓒ삼성SDI
    국내 배터리 '투톱'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올 3분기 실적 발표를 나란히 마친 가운데 수익성은 삼성SDI가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가 아직 배터리 업체들의 새 수익 활로로 떠오른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 혜택을 받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장사 수완이 더 좋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9481억원, 49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3%을 기록하며 올 들어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731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여기에는 IRA 세액 공제 관련 금액 2155억원이 반영됐다. 전체 영업이익의 30%에 달하는 비중으로 이 금액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5157억원이다. 매출액은 8조 2235억원으로 삼성SDI를 2조2754억원 수준 앞선다. 

    전체적인 실적 측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높으나 수익성은 삼성SDI가 한발 앞서는 모습이다. 삼성SDI의 3분기까지 평균 영업이익률은 7.6%로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평균 영업이익률 7.12% 대비 0.54% 높다.

    앞서 지난해 3분기 삼성SDI의 영업이익률은 10.5%로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6.83%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도(2021년)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SDI는 10.9%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3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영업이익률도 -9.26%로 떨어졌다.

    삼성SDI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린 건 전기차용 배터리다. 주력 제품인 각형과 원통형을 합친 전기차용 배터리의 영업이익률은 10%에 육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헝가리 신규라인의 조기 램프엄으로 프리미엄 모델인 P5(5세대 각형 배터리)의 매출이 확대돼 분기 최고 수익성을 기록했다"며 "자동차용 각형과 원형 배터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3%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지역에서의 생산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는 점에서도 삼성SDI의 실적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아직까지 삼성SDI는 북미 지역에서의 생산 실적이 없어 미국의 IRA법에 의한 보조금이 없는 상황이다. 온전히 제품 판매만으로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보조금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의 기타 수익은 또 있다. 2019년 SK온과 불거졌던 '영업비밀 침해 분쟁' 소송으로 인한 로열티가 영업이익에 더해진 것. 결과적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주면서 SK온은 2조원의 로열티을 물게 됐다.  

    SK온은 2021년 1조원의 일시금을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했다. 이는 이듬해 영업이익 실적에 반영됐으며 남은 1조원도 올 1분기부터 분할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구체적인 금액이 어느 시기에 얼마씩 영업이익에 반영되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이 다방면적인 수혜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반면 삼성SDI는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북미 시장에서의 생산 거점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규모를 바짝 추격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삼성SDI는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인디애나주에 1·2 공장을 건설 중이다. 첫 번째 합작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5년부터 IRA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막대한 소송 로열티 거품이 빠지는 시기까지 더해지면 양사 간 수익성 비교는 더욱 공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