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 장악 속 나트륨이온 배터리 내놔에너지 밀도 낮은 나트륨이온, '전기차 가격 낮추기' 동참'15분만에 80% 충전', '영하 20도 용량 유지율 90%' 등 강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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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시장에서 저가 배터리를 내세운 중국의 기세가 무섭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리튬인산철) 탑재를 본격화한 가운데 최근엔 나트륨이온 배터리까지 선보이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 이제 막 LFP 양산을 준비하는 K-배터리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바쁜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중국 시장에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출시가 속속 예고되고 있다. CATL은 올 하반기 2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중국 전기차 제조 기업 JAC는 하이나 배터리와 손잡고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저가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BYD도 올해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대량 생산 청사진을 밝혔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1970년대부터 리튬이온 배터리와 함께 개발됐지만 에너지 밀도가 현저히 낮다는 기술적 한계로 양산이 확산되진 못했다. 그러다 최근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까지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실온에서 15분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점과 영하 20도에서 용량 유지율이 90% 이상인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나트륨이온의 경우 리튬 배터리의 열 노출량의 최대 3배까지 견딜 수 있다.

    중국의 기세가 커지자 K배터리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 기존 삼원계 중심의 배터리에서 LFP가 주목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전기차 시장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최근에서야 LFP 양산 시기를 구체화한 가운데 또다른 저가 배터리에 집중할 여력이 없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배터리사는 3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 배터리 양산 시기도 구체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2026년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SK온은 현재 LFP 배터리 셀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와 공급을 논의 중이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틈을 타 기술력 개발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434만24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2021년 전기차 판매 대수가 115.0% 늘어난 점과 비교하면 둔화세가 선명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시장 둔화에 일각에서 배터리 시장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자체를 멀리 보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며 "가격 경쟁력에 더해 성능 개발까지 개발 과제가 첩첩산중이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시장 변화에 발맞춰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