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LG에너지솔루션 美 합작법인 보조금 배분 조율 중합작법인 경우 IRA 보조금 지분율에 따라 배분 가능성 커전기차 수요 둔화, K배터리 합작사에 부담 전가 우려
  •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솔루션
    ▲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성장세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에 속도를 높였던 K-배터리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제조 세액공제안) 보조금 혜택을 두고 합작사와의 눈치 싸움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당초 투자 비율만큼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더 많은 배분을 요구할 경우를 대비한 자구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파트너인 제너럴모터스(GM)은 AMPC 수혜 금액의 절반 이상을 공유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합작법인으로 인한 수혜 배분은 맞지만 배분 비율은 아직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인 SK온과 삼성SDI도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공동으로 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액수 부문에서 민감한 게 맞다"며 "세액공제의 경우 배분율은 언제든 조율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제품이 본격 생산-판매될 때까지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셀 35달러/kWh, 모듈 10달러/kWh)을 받을 수 있는 IRA 법 조항이다. AMPC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업계는 합작법인의 경우 AMPC 조율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각각 투자 비율로 배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과도한 청구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과도한 AMPC 논의가 흘러나오는 건 전기차 시장이 위축된 것과 연관이 깊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434만24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2021년 전기차 판매 대수가 115.0% 늘어난 점과 비교하면 둔화세가 선명하다.

    시장 불황에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사들과의 동맹 무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포드와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던 튀르키예 코치 그룹은 이달 초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3자 양해각서를 철회했다. 포드와 SK온이 손잡은 미국 켄터키주 2공장(블루오벌SK)도 당초 완공 시점이 2026년이었으나 가동 시점을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의 매출 활로에 비상이 켜지자 합작사인 국내 배터리사들에게 이익 공유를 강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올해부터 AMPC 혜택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이익은 뛰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AMPC 혜택은 2155억원으로 1분기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SK온도 2099억원의 보조금을 거둬들였다.

    향후 보조금 규모는 연간 조 단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칫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시작한 합작법인이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 규모가 비슷할 경우 지금처럼 AMPC 배분을 둔 눈치 싸움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어려울수록 전기차 시장을 멀리 보고 한 템포 늦춰가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며 "해외 공장의 경우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