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불확실 속 초대형 IB 내년 연기…리테일 강화 선제 조치김태우號 하나운용, 상품 경쟁력 확보 온힘…수익률 제고 사활ETF 등 장기적 성장 분야 선택…미래 캐시카우 마련 계획
  • ▲ ⓒ하나증권
    ▲ ⓒ하나증권
    하나증권이 리테일 부문 강화를 통한 실적 반전을 노린다. 최근 100% 자회사로 새 출발한 하나자산운용(전 하나UBS자산운용)을 통해 리테일 시장에서 시장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31일 하나증권은 전일 하나자산운용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로써 하나자산운용은 회사 명칭에서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를 떼고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새 출발하게 됐다. 지난 2017년 UBS와의 합작 관계 종료를 선언한 지 6년 만이다.

    업계에선 하나증권이 당초 올해 핵심 과제 중 하나였던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을 내년으로 미루고, 이를 대신해 자산운용사 보유를 통한 상품 관련 경쟁력 확보, 리테일 강화에 집중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연내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준비하던 하나증권은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기업금융 부문의 수익이 잘 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고객을 유치하는 리테일 사업역량 강화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완전 자회사 편입과 초대형 IB 신청을 동시에 진행하기 어려워 하나자산운용 출범에 먼저 집중한 것"이라며 "자산운용사 출범을 끝낸 만큼 추후 초대형 IB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자산운용의 경우 신규 상품 출시와 운용 수익률 제고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재 주력 중인 주식, 채권, 글로벌 운용 상품군에서 선별‧집중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자산운용사들의 주요 먹거리가 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장기적 성장 분야로 선택‧집중해 미래의 캐시카우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 발판을 공고히 하고 자산관리 명가의 재건을 도모한다는 포부다.

    이에 회사의 초대 대표로 선임된 김태우 전 다올자산운용 부회장에게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신임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홍콩 헤지펀드 잔커 파트너스 등 국내외 자산운용사를 두루 거치며 20년 이상 국내외 자금을 직접 운용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다. 

    특히 2000년대 초 미래에셋운용서 간판 펀드인 디스커버리펀드를 운용하며 명성을 쌓은 바 있다.

    김 대표는 우선 운용자산의 리스크 관리에 온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과 같이 국내외적으로 변동성이 심한 시장 상황에서 위기 관리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존의 운용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체질 개선을 통한 효율화와 함께 새로운 방식의 운용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개인의 역량 향상과 더불어 회사의 자체적인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전일 취임사에서 "펀드의 수익률을 운용역별 전략적, 전술적 분석 능력에만 의존할 경우 불확실한 시장의 상황에 즉시 대응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라며 "회사의 장기전략과 일치하는 상품별, 운용 분야별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상품개발 체계뿐만 아니라 상품출시 시점 등도 시장에 맞게 더 세밀하게 조율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의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필요시 하나증권 등 그룹 계열사와의 다양한 인적교류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의 장점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그간 신규상품의 전략적 출시 대응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신규상품에 대한 손님들의 니즈를 적극 수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