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2% 하락… 시총 1.2兆 증발하이브 실적 영향 '제한적'증권가 "단기 변동성에 그칠 것"개인투자자, 약 1900억원 매수
  •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하이브가 뉴진스의 소속사이자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폭로전을 벌이는 가운데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 하이브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은 없고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면서 대거 매수에 나섰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하이브가 민 대표를 상대로 감사 진행 사실을 공지한 후 25일 민 대표의 반박 기자회견까지 이른바 '뉴진스 사태'로 일주일간 하이브의 주가는 23만500원에서 20만1500원으로 12.6% 급락했다.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뉴진스 사태' 직전인 19일 기준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약 9조 6008억원이었으나 26일 기준 8조 3929억원으로 내려앉았다. 변동성을 확대하면서 일주일 새 1조2000억원 이상이 증발한 것이다.

    하이브의 주가가 급락세를 맞은 것은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이자 자회사인 어도어 경영진과 '집안싸움'이 벌어진 영향이다. 하이브는 현재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이 포착됐고 이 과정에 민 대표 측이 뉴진스의 계약 해지 등을 논의한 물증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하이브는 26일 용산경찰서에 민 대표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이에 민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어도어 지분은 18%에 불과하다며 경영권 찬탈을 계획했거나 의도한 적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민 대표는 특히 자신에게 불리한 주주 간 계약을 하이브와 재협상하던 중에 갈등이 생겼고 내부 고발을 하자 그에 대한 답변이 감사 형태로 돌아왔다는 입장이다.

    경영진 간 갈등이 주가 하락으로 비화한 것은 이번 사태로 민 대표를 엄마로 여겨온 것으로 알려진 뉴진스의 활동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어도어 이슈로 인해 당분간 하이브 주가는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뉴진스의 전속계약권이 하이브에 귀속돼 있어 예정된 일정을 포함한 향후 활동은 정상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확인되는 민희진 등의 지분은 약 20%, 하이브 보유 지분은 80%로 상식 선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일단 상반기 예정된 뉴진스의 컴백과 팬미팅 등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수급은 엇갈렸다. 외인과 기관은 22~26일 동안 하이브 주식을 각각 367억 원, 1545억 원어치 팔았다. 반면 단기적 악재에 주가가 저점이라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약 1900억원 규모를 사들이며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보유한 팬덤 및 하이브의 매니지먼트 역량을 고려하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단기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이나 주가 하락이 과도해 매수 구간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