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4.938%… 조달비용 눈덩이금융지주계 카드사, 이자비용 52% 급증자금 조달 다각화… ABS 발행 눈길우리카드, 2억 달러 규모 해외 ABS 발행하나·롯데카드 발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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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채 금리가 4.9%대를 돌파하면서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 자금 조달 다각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3년 만기 여전채의 평균 발행 금리는 연 4.938%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4.926%를 기록하면서 올해 1월 11일 이후 9개월 만에 4.9%를 돌파했다.

    매달 말일 기준 ▲1월 4.335% ▲2월 4.375% ▲3월 3.952% ▲4월 3.961% ▲5월 4.071% ▲6월 4.307% ▲7월 4.399% ▲8월 4.434% ▲9월 4.619% 등 3월 이후 꾸준히 오르는 모습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국내 채권시장 금리 인상과 더불어 여전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또 은행채 발행 한도가 폐지된 것도 여전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우량한 은행채가 시장의 자금을 흡수하면서 여전채는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지난 10월 은행채 순발행액은 7조 1193억원으로 전월(4조6800억원) 보다 약 34% 증가했고 올해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당시 6%까지 치솟았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지주계 4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1조 717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2% 넘게 급증했다. 조달 비용 부담에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하기도했다.

    카드사들은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ABS 발행에 눈을 돌리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 ABS는 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하기 때문에 여전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25일 2억달러(약 2710억원)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했다. 일본 MUFG 은행의 단독 투자로 발행됐으며 신용카드 매출채권이 기초자산이다. 평균 만기는 2년이고 MUFG은행 서울지점과 통화이자율스왑을 체결해 환율 및 이자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제거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이번 ABS 발행으로 조달비용과 카드채 발행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하나카드도 11월 중 3억달러(약 4071억원) 규모의 해외 ABS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여전채를 통한 자금조달로는 한계가 있어 해외 ABS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카드도 내년 상반기 해외 ABS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ABS 채권 발행을 늘릴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 필요하다"면서 "ABS 발행물량의 5%를 발행기업인 카드사가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위험보유규제를 완화 또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