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중심부 8·9구역, 공공재개발로 사업재추진정비계획 해제됐던 나머지 구역, 잇달아 절차 돌입정비완료시 2만여 대단지…경전철·GTX-C 호재뚜렷공인중개사 "다만 가격반영은 아직…시장 조용한편"
  • ▲ 장위뉴타운 8구역에 도시계획심의 통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정영록 기자
    ▲ 장위뉴타운 8구역에 도시계획심의 통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정영록 기자
    일부 정비구역 해제로 '반쪽짜리' 오명을 썼던 장위뉴타운이 다시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도시재정비위원회 수권소위원회에서 성북구 장위동 85번지 일대 '장위8구역'과 장위동 238-83번지 일대 '장위9구역'에 대한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8구역에 2846가구, 9구역에는 2230가구 등 총 5076가구가 들어선다. 이중 8구역 784가구, 9구역 763가구 등 1547가구는 공공임대로 조성된다.

    7일 방문한 8·9구역 일대는 나무 높이만한 저층 빌라촌이 형성된 모습이었다. 도시계획심의 통과를 축하하는 건설사들의 현수막으로 재개발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동네 주민 A씨는 "이곳은 워낙 오래된 건물이 많아 재개발 한다는 얘기가 종종 들려왔다"며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정비가 되고 나면 지금보다는 일대에 사람들이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8구역내 저층 빌라들은 입구의 칠이 벗겨진 경우가 많았고, 육안으로 노후도를 확인할 수 있는 건물들이 다수였다.

    당초 민간 재개발로 사업을 추진했던 8·9구역은 2017년 사업지연 등의 이유로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1이상이 요청해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된 바 있다.

    한차례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겪었지만 2020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후 3년만에 입안절차를 밟게 되면서 정비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시 계획에 의하면 장위8구역은 문화재인 '김진흥 가옥'을 감안해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공원은 장위9구역은 인근 공원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통경축을 조성한다.
  • ▲ 장위8구역내 저층 주거단지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 장위8구역내 저층 주거단지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8·9구역은 뉴타운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수도권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이 도보권에 있다.

    기자가 직접 걸어본 결과 8구역 장위동 85번지에서 돌곶이역 3번 출구까지는 10분남짓이 소요됐다.

    정비사업이 한창인 뉴타운 일대는 곳곳에서 공사장 펜스를 볼 수 있었다. 안전상 이유로 우회해서 보행해야 하는 탓에 주민 불편은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장위뉴타운은 강북권 최대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지만 일대 거래는 아직 활발하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뉴타운내 최근 1년간 거래량이 17건으로 가장 많은 2구역 '꿈의숲 코오롱하늘채'는 전용 84㎡ 4층 매물이 올 7월 9억원에 손바뀜됐다.

    해당 아파트의 올해 거래량은 총 3건이다. 올 1월 같은면적 19층 매물이 8억원에 거래된이후 다음달 18층 매물이 8억8000만원에 계약서를 새로 썼다. 최근 거래까지 보면 1억원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

    뉴타운내 가장 높은 실거래가를 기록한 7구역 '꿈의숲 아이파크'는 전용 84㎡ 12층 매물이 올 9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8구역내 A공인 관계자는 "재개발로 입주가 완료된 신축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매물 호가가 12억원대에 형성돼 있다"며 "다만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이 완료된 곳을 제외하고는 일대가 빌라촌이기 때문에 동네 자체 시세가 비싸지는 않은 편"이라며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시장 분위기는 아직 조용하다"

    또다른 B공인 관계자는 "경전철 동북선, GTX-C노선, 광운대역 개발 등 관련해서 많이들 문의가 있는데 착공에 들어가야 가격상승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가격에 호재가 반영되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일찍이 개발된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분양가 자체가 낮았던 탓에 현재도 시세가 그렇게 높지 않다"며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것은 주변 동네 시세를 따라가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보다는 실거주 관련한 문의가 많고 특히 개발된 구역내 신축 아파트 쪽으로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 ▲ 장위뉴타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사 현장. 사진=정영록 기자
    ▲ 장위뉴타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사 현장. 사진=정영록 기자
    장위뉴타운은 2005년 성북구 장위동 일대 186만여㎡ 부지를 15개 구역으로 나눠 2만여가구를 짓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당시 시 최대 뉴타운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2008년말 금융위기 여파와 지지부진한 사업속도 등으로 8·9·11·12·13·15구역이 지구지정 해제돼 '반쪽짜리'라는 오명을 얻었다.

    뉴타운중 규모가 가장 큰 13구역은 기한내 재개발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는 등 일몰제가 적용돼 2014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13구역 면적은 31만여㎡로 4구역의 2배 수준이다. 구역이 해제된 이후 소규모정비사업이 다수 추진돼 부지가 줄었지만 여전히 최대 규모다.

    현재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모아타운 추진을 원하고 있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12구역은 2013년 조합원 과반이상이 해산에 동의해 조합 설립이 취소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돼 사업지구 지정을 위한 사전 절차를 밟고 있다.

    11·15구역은 2017~2018년 지구지정 해제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거주자의 이름으로 해제 동의서가 접수되는 문제가 발생해 재개발 추진을 원하는 주민들이 시를 상대로 정비구역 해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11구역의 경우 2019년 대법원 상고심에서 조합원들이 결국 패소해 사업방식을 선회했다.

    현재 돌곶이역 바로 앞에 위치한 입지적 장점을 살려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중이다.

    15구역은 시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한이후 지난해 3월 재개발 조합이 정식 설립 인가를 얻었다. 총 3600여가구 대규모 신축 아파트를 짓기 위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추진중이다.
  • ▲ '알박기' 논란이 있었던 사랑제일교회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 '알박기' 논란이 있었던 사랑제일교회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한편 △1구역 '래미안 장위 포레카운티' △2구역 '꿈의숲 코오롱하늘채' △5구역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 △7구역 '꿈의숲 아이파크'는 모두 입주를 마친 상태다.

    4구역 '장위 자이 레디언트'와 6구역 '라디우스파크 푸르지오'는 철거 및 착공이 진행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알박기' 논란이 있었던 10구역은 해당 부지를 제외한 계획안을 통해 내년 10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3구역은 조합 설립을 위한 추진위가 승인을 받은 상태고, 14구역은 정비사업을 위한 건축심의가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