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입자동차협회 주관 미래차 정책세미나 진행탄소중립 등 미래차 관련 현황과 방향성 공유미래 전기차, 내연기관 비중 국가별 정책에 달려
  • ▲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핵심 주제는 탄소중립으로 수렴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에서 전동화 차량과 친환경 연료로 ‘e-fuel’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가운데 변화 속도와 정도는 정책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8일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탄소중립과 안전기준’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관련 전문가들이 탄소중립과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발표에 나섰다.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는 탄소중립 연료 활용 기술을 발표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e-fuel(이하 이퓨얼)과 관련된 내용이 중심이 됐다. 이퓨얼은 청정수소와 재활용 탄소를 합성해 만드는 연료를 말한다.

    이퓨얼은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원료로 활용한다. 물을 분해하는 과정을 거쳐 생산한 청정수소와 탄소포집(CCUS)을 통해 얻은 이산화탄소를 합성해 제조한다. 이렇게 만든 에너지는 탄소배출이 없을뿐더러, 옥탄가를 맞춰 가솔린과 디젤을 구분해 생산할 수 있다.

    내연기관을 이어갈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는 가운데 분명한 장점들을 갖췄다. 생산과정에서 탄소중립성은 물론 기존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다는 데서 활용도가 높다.

    배충식 교수는 “이퓨얼은 연소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제조과정에서 활용하며 폐쇄형 탄소사이클을 구현할 수 있다”며 “액체 이퓨얼을 사용하면 연료운송과 보관시설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용차와 항공기에도 적용 가능할뿐더러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전언이다. 액체형태 이퓨얼은 보관과 운송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는 “높은 에너지 밀도가 요구되는 항공기와 선박 등은 배터리를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밀도의 이퓨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지역적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한 교역 가능한 ‘에너지 캐리어’로도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점도 분명하다. 신재생에너지 공법이 아직 상용화가 덜 돼 에너지 손실이 높기 때문이다. 원가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에 이퓨얼의 경제성은 수소생산 원가에 달려있다고도 제시했다.

    완성차 업계는 이퓨얼 관련 기술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이퓨얼 상용화가 더딘 이유는 결국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포르쉐 등 일부 제조사는 직접 이퓨얼을 생산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배 교수는 “현대차는 사우디 아람코와 3년동안 e가솔린 실험을 통해 이퓨얼을 활용하는 엔진을 만들고 테스트를 마쳐 이미 엔진은 개발돼있다고 보면 된다”며 “앞으로 제조사는 가용연료를 받아서 쓰는게 아니라 직접 생산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수송분야에서 전기와 이퓨얼, 바이오 에너지 기반 연료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용 연료 비율을 전기 45%, 이퓨얼 28%, 바이오 에너지 16%와 석유 10%로 예상했다. 탄소중립에 있어서 이퓨얼의 가치와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퓨얼은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전기차 대비 저렴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 분석자료에 따르면 내연기관을 모두 대체하기 위한 소요비용을 추정했을 때 전기차는 이퓨얼 대비 사회적 비용이 37% 추가될 거라고 전망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파워트레인별 수요를 예상했다. 이미 앞서 데이터가 부족할 때에도 선행연구를 통해 이맘때 쯤 전기차를 비롯한 파워트레인별 수요를 비슷하게 예측해왔다고도 했다.

    세계 자동차산업 현황과 전망을 짚으면서 전기차 증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항구 원장은 “세계 자동차산업이 시작된 뒤 4000만대 생산을 기록할 때까지 약 75년이 소요됐다”며 “2010년 이후 전기동력 수요가 15년만에 200만대를 상회할 전망으로 보여 증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는 국내 기준으로 미래차 전문인력 부족과 외국산 부품의존 문제를 꼽았다. 그는 “미래차 전문인력이 수도권에 밀집돼있을뿐더러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국내 투자와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전동화를 속도감있게 진행하면서 주요 부품 수입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부품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원장은 최근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는 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중국에 전동화 부품 수입 의존도가 60% 수준으로 매우 높아, 공급을 중단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사만 아니라 국내 부품사와 협력사들이 같이 전동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2025년 기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수요를 806만대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모델 수는 202년 164개에서 2026년 369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래차 파워트레인별 비중은 국가별 정책 영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원장은 “광물의 한계와 정책 등 요소로 인해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전부 대체할 수 있을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며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보다 많이 팔린 만큼 정책과 연관된 부분이어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 ▲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이 발표하는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이 발표하는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