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숨·오휘 오프라인 매장 점진적 철수럭셔리 사업 선택과 집중… 더후 위주로 시장 공략3Q 화장품 영업익 80% 급감… 실적 견인 中 성장 멈쳐
  • ▲ 오휘 중국 매장ⓒLG생활건강
    ▲ 오휘 중국 매장ⓒ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중국 사업을 재정비에 나섰다. 한때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지만, 화장품 시장의 부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한 탓으로 해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 4분기부터 숨과 오휘의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점진적으로 철수한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후 위주로 운영하고 숨과 오후의 리브랜딩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입지 강화를 위해 더후 대표 라인 천기단의 리뉴얼에 나섰고 중국 오프라인 론칭 행사도 진행하기도 했다.

    2007년 출시된 숨37은 지난 2016년 중국에 진출하며 한때 60여 개의 매장 운영했다. 오휘 역시 지난 2017년 중국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당시 더 퍼스트 제너츄어 등 중국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었다.

    LG생활건강의 이런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크다는 시각이다.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철수를 통한 일회성 영업외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반등을 노리는 것이다.
  • ▲ 더후 천기단ⓒLG생활건강
    ▲ 더후 천기단ⓒ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조7462억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1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어닝 쇼크 수준이다. 화장품 매출의 경우 6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5% 줄고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 보다 무려 88% 감소했다.

    특히 실적 충격을 더욱 키운 것은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책임지던 중국에서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떨어진데 있다. 올 3분기 중국에서의 매출은 1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8.9% 감소했고 사업이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달라진 중국의 소비 트렌드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로컬 업체들이 급성장한 것도 한몫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점은 11월11일 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로 꼽히는 광군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20년까지만 해도 LG생활건강은 광군제에서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주요 기업으로 꼽혔다. 매년 광군제 마무리 이후인 12~13일 사이에 실적을 발표했지만, 올해 별도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적 개선 등의 탄력을 받지 못하자 LG생활건강의 주가도 내림세다. 최근 3년간 주가 흐름을 보면 LG생활건강은 2021년 6월30일 한때 176만원을 기록했지만 전날(13일) 종가 기준 32만95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신제품 가격 인상으로 가격 저항이 예상되는 면세 및 중국 실적에 대한 보수적인 추정, 주요 브랜드 마케팅 투자 및 해외 구조조정 관련 비용 확대 등을 감안했을 때 연중 가장 어려운 시기"라면서 "올해 4분기 어려운 시기를 거쳐 내년 리브랜딩 성과가 주가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