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치안정감 연루설까지 확산...관련자 수십여명 거론연루 의혹 전직 치안감 극단 선택...고위급 추가 연루검찰, 녹취록 등 주요 증거 확보 상태…수사 확대 전망
  • ▲ 경찰청ⓒ연합뉴스
    ▲ 경찰청ⓒ연합뉴스
    '검·경 사건 브로커' 성모씨(61·구속수감)와의 연루 의혹을 받아 온 전직 치안감급 간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또 다른 현직 치안정감과 치안감 등 복수의 경찰 고위 간부들이 추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미 연루 의혹이 제기된 관련자들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모두 확보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파장이 크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연루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은 지난 15일 경기 하남시의 한 야산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모 전 전남경찰청장(치안감급)을 포함해 치안감급 이상만 4~5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치안정감급 간부 A씨와 치안감급 간부 B씨 등 현직도 2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김 전 청장은 지난 2021년 1월 성씨에게 경찰관 5명을 승진시켜주는 대가로 1억500만 원을 받기로 약속한 뒤 실제로 9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김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넨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 5명 중 일부는 돈이 건너간 지 일주일 만에 경감에서 경정으로 진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청장을 제외한 경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수사는 현재 검찰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 절차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검찰이 성씨와의 녹취록 등 다수의 증거들을 확보해 놓은 상태로 전해지면서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처럼 경찰 수뇌부급 간부들이 대거 연루된 비위 사건은 전례가 없었다"며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명확한 사건의 실체를 알 수 있겠지만 거론된 인사들만 보더라도 이번 사건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광부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김진호)는 지난해 9월 가상화폐 투자 사기범 탁모씨(44·구속수감)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18억5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성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경찰 간부들이 성씨와 금품과 향응을 대가로 부적절한 청탁을 주고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달 19일 성씨에게 전남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상황을 알려주고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광주지검 목포지청 수사관 심모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검찰 수사관 1명을 입건했으며 성씨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낸 전직 경무관 장모씨와 전남경찰청에서 근무했던 전직 경감 이모씨를 구속한 상태다.

    이처럼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는 현재 광주·전남지역 경찰 관서에 근무하거나 과거 해당 지역에 근무했던 전‧현직 간부 15명 안팎이 추가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으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성씨가 경찰 고위 간부와 군수, 건설업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골프모임을 하면서 사건 무마 등 민원을 해결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성씨와 친분이 있었던 광주·전남지역 유력 정치인들과 지방자치단체 간부들도 수사 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직 고위 간부들까지 수사 선상에 오른 만큼 수사 상황에 따라 역대 최대 경찰 비위 사건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며 "경찰 수뇌부들도 사건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 모르기 때문에 숨을 죽인 채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