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현대홈쇼핑 갈등, 블랙아웃 위기딜라이브-롯데홈쇼핑, LG헬로-CJ온스타일 분쟁 잇따라중재자 과기정통부 '대가검증 협의체' 실효성 없어 불만도애꿎은 소비자 피해만… "상설 분쟁 조정 기구 설치 등 근본적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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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홈쇼핑 홈페이지 갈무리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의 '블랙아웃(송출 중단)' 운명의 날이 밝았다. 유료방송 업계와 홈쇼핑 업계의 반복되는 송출수수료 분쟁이 애꿎은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이날 오전 9시부로 KT스카이라이프에 방송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 9월부터 송출 수수료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끝내 협상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재자로 나서서 송출 중단 시한을 한 달 늦췄지만 이번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가까스로 정부의 대가검증협의체 종료 이후로 잠정연기했지만, 양측의 갈등을 봉합하기에는 미지수란 해석이 나온다.

    홈쇼핑 업계는 과도한 송출 수수료 부담을 꼽고 있다. 한국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 9065억원으로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이 65.7%에 달한다.

    반면, 유료방송 업계는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근거를 두고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출 대부분이 홈쇼핑 송출 수수료(41.9%)에서 나오는 데다가, 모바일·인터넷 등 기타 매출을 산정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유료방송 업계와 홈쇼핑 업계의 송출 수수료 갈등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딜라이브와 롯데홈쇼핑도 지난 10월 방송 중단을 불과 며칠 앞두고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 CJ온스타일도 지난 8월 LG헬로비전에 송출 중단을 통보했으나 중단 없이 협상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도미노 블랙아웃 위기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해관계자들이 소비자를 볼모로 잡고 샅바 싸움을 반복하는 점을 지적한다.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3월 개정한 송출수수료 협상 가이드라인이 법적 강제력이 없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갈등을 중재할 대가검증 협의체도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과학적인 송출 수수료 산정 기준과 함께 상설화된 분쟁 조정 기구 설치가 시급하다"며 "근본적인 개선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