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산정기준 마련…공사비현실화 시동사업비인상분 어디까지 반영될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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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청. ⓒ뉴데일리DB
    서울시가 국내 건설관련 협회와 함께 민간참여형 '서울형 품셈' 개발에 나선다. 서울형 품셈은 시가 2011년부터 정부 표준품셈에 없거나 현장여건에 맞지 않게 적용되는 공종을 자체개발해 공사비 산정기준으로 활용해온 제도다.

    22일 시에 따르면 서울형 품셈 개발은 △대한건설협회 △한국조경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전기공사협회 등 회원사공모와 시민공모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는 건설현장 안전기준강화 분야와 건설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음에도 품이 없는 공종 및 도심지 특성을 감안한 공종 분야에 대한 개발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협회 회원사공모는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시민공모는 이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 진행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제안은 '민관검증합동특별팀'을 구성해 최종안을 결정한후 서울형 품셈으로 개발한다.

    특별팀은 △토목 △건축 △조경 △기계 △전기 등 5개분야 전문가 및 시 관계자로 구성된다. 활용성·현실성·적합성 3개 항목에 따라 검증이 진행될 예정이다.

    개발된 품셈은 계약심사에 즉시 반영된다.

    시 관계자는 "서울형 품셈이 개발되면 임의로 적용됐던 공사비 산정기준이 개선돼 예산낭비를 방지하고 시공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간 건설현장에서 이뤄지는 작업중 표준품셈에 적정한 대가기준이 없어 임의로 과대·과소 계상되거나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품셈 개발이 공사비 현실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간 건설 관련 협회는 서울형 품셈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온 바 있다. 시는 민간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적극 협력해 품셈 발굴부터 개발완료까지 전과정을 함께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최근 발표한 서울형 건설혁신 대책에서 건설업계의 적정 공사비 보장을 위한 내용을 담은 바 있다.

    100억원이하 적격심사 낙찰하한율을 기존 86%에서 90%로 상향하는 방안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한 표준품셈의 86%수준인 표준시장 단가도 표준품셈 100%수준으로 높이도록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한영희 시 재무국장은 "서울형 품셈 개발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며 "이번 민관 협력이 공사 설계품질 향상과 안전이 확보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 서울의 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서울 곳곳에서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히 추진되면서 사업 주체인 조합과 시공자 사이에는 공사비로 인한 갈등이 종종 불거졌다.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조합은 공공시공단인 삼성물산·DL이앤씨와 공사비 증액 문제로 시공권 해지까지 논의됐다.

    올해초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3.3㎡당 공사비를 지난해 490만원에서 올해 610만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시공단이 이를 훨씬 웃도는 859만원을 제시하면서 입장차가 발생했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 역시 공사비 인상 문제로 인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2020년 조합은 현대건설과 3.3㎡당 512만원 수준의 공사비로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687만원, 올해 898만6400원을 제안받았다.

    3년새 75.5% 인상된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 측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시공권 계약 해지 수순까지 치닫았다.

    하지만 북아현2구역과 홍제3구역 모두 시공사 교체로 인한 사업지연과 배상 등의 문제를 고려해 해임이 아닌 협상 기조로 돌아선 상태다.

    9000여가구 대단지가 들어서는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재개발 사업지중 노른자위로 평가받은 노량진1구역 역시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노량진1구역은 뉴타운내 가장 면적이 크고 수도권지하철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이 인접해 '알짜사업지'로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일 마감된 입찰에는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합측이 내건 3.3㎡당 공사비 730만원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입찰공고문이 나왔을 당시 대형건설A사 관계자는 "눈 여겨 보고 있는 사업장이긴 하지만 공사비가 생각보다 낮게 책정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형건설B사 관계자 역시 "입찰에 관심이 있는 것은 맞지만 공사비가 좀 아쉬운 상황"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사비 현실화 관련 요구가 나오고 있는 이유는 원자재값·인건비 인상 등 어쩔 수 없는 부분 때문"이라며 "이같은 인상분이 어느정도 반영되면 좋겠지만 현장에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상황이 좋을 때는 수익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공사비 인상 관련 합의도 원만하게 진행된다"며 "특히 정비사업 경우 공사비를 낮추려는 조합과 높이려는 시공사간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이부분을 얼마나 중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