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에 편의점 도시락 반사이익 글로벌 영토 확장하는 편의점…신성장동력 확보중량 늘리고 가격 낮추고…가성비 PB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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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도 편의점은 소비자들의 실생활에서 뗄 수 없는 채널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나 올해는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편의점의 가성비 높은 즉석식품 등이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편의점업계는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한 디저트 등도 잇따라 출시하며 트렌드의 최전선에 섰다. 올해 편의점 업계를 달군 10대 뉴스를 살펴봤다.

    ◇ 런치플레이션에 편의점 도시락 반사이익 

    올해 고물가가 이어지며 식비가 치솟자 합리적인 가격의 편의점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 수요를 잡기 위해 5000원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도시락을 내놓으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편의점 업계 1, 2위를 다투는 GS25와 CU는 각각 ‘김혜자 도시락’, ‘백종원 도시락’을 출시해 가성비 경쟁을 벌였다. GS25가 6년 만에 재출시한 ‘김혜자 도시락’은 출시 12일 만에 55만개가 팔려나갔다. CU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협업한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은 출시 10일 만에 50만여 개를 파는 기록을 세웠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 상승으로 편의점 간편식품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도시락은 물론이고 김밥과 같은 즉석 간편식품 매출도 동반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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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드 최전선 된 편의점

    올해 편의점은 ‘트렌드의 집약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 각종 기획을 선보였다. 이들의 니즈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인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예스러운 음식이 유행하며 일명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열풍이 불자 편의점 업계는 이를 즉시 반영해 전통 약과, 떡과 같은 디저트를 선보이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GS25는 혜자로운 맘모스빵(인절미, 흑임자)을 선보였는데 49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후 베이커리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약과 상품도 잇따라 출시됐다. CU가 출시한 ‘이웃집 통통이’ 약과는 출시 5일 만에 초도물량 10만개가 완판됐다. 세븐일레븐(퓨전 약과)과 이마트24(아임e 이천쌀로 만든 미니약과) 약과 매출도 전년 대비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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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편의점 전성시대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셀프계산대를 설치한 편의점 무인점포가 4년 새 17배 늘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200여 곳에 불과하던 편의점 무인점포가 올해 처음으로 3500곳을 넘긴 것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4개사의 무인점포는 3530여 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완전 무인으로 운영하는 매장과 야간 등 특정 시간대만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을 포함한 숫자다.

    인건비 부담, 비대면 확산 등의 이유로 무인편의점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최근 무인편의점에서의 범죄도 이어지고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대면 판매가 필요한 담배, 술 등을 취급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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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전부터 택배까지, 안되는게 없는 편의점

    편의점을 찾는 고객층과 이용범위가 다양해지면서 서비스도 다변화되고 있다. 접근성이 좋다보니 환전은 물론이고 ‘반값택배’와 같은 서비스 이용이 점차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CU의 환전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서울‧경기 등 수도권 140여개 점포에서 이용 가능하다. CU에 따르면 휴가철이었던 지난 7~9월 외화 환전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40% 증가했다. GS25도 올해 1월부터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순차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김포공항, 영등포, 동대문 등 관광객 집중상권 중심으로 도입을 결정했다. 

    편의점 자체 물류망을 활용한 택배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일반택배 대비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 최대 장점이다. GS25의 ‘반값택배’의 경우 올 들어 누적 이용건수가 1000만건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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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영토 확장하는 편의점…신성장동력 확보

    국내 편의점들은 올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선택한 것이다. 

    CU, GS25, 이마트24 등은 현재까지 베트남, 몽골, 말레이시아 등에 850여개 점포를 오픈했다. 주로 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권한이나 매장개설, 사업운영권 등을 주고 로열티를 받는 형식으로 점포를 냈다.

    주도권은 현지 기업에 있지만 매장 운영 방식이나 콘셉트는 국내 편의점 형식을 적용한 것이 많다. 최근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수요자들을 공략하기 좋은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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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투명 시트지 사라진 편의점…대신 금연광고 포스터

    담배 광고의 외부 노출 차단을 위해 그간 편의점 출입문과 유리창에 부착돼있던 불투명 시트지가 사라지고 금연광고 포스터가 붙기 시작했다. 편의점산업협회는 지난 7월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편의점은 그동안 내부 담배광고가 밖에서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창에 반투명 시트지를 붙였다. 그러나 반투명 시트지가 편의점 내부와 외부 간 시야를 차단해 직원들이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문제점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편의점협회의 새로운 방침에 따라 기존에 편의점은 불투명 시트지 제거와 금연광고 포스터 부착을 동시에 시행하고, 신규점은 금연광고 포스터를 부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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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락가락 친환경 정책…편의점은 “친환경 지속”

    정부는 지난 1년간 시범적으로 시행해온 일회용품 규제 정책 중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무기한 유예하기로 이달 초 결정했다. 당초 이 규제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시행된 뒤 1년 계도기간이 부여된 상태였으나 예고 없이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 전반에 혼선이 빚어졌다.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에도 편의점 업계는 환경 보호,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종이빨대 사용을 유지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기로 했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은 종이빨대 사용을 유지하고, 비닐봉투 대신 생분해성 봉투나 종이 쇼핑백을 활용하는 등 친환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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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드론으로 배달해드립니다”

    편의점 업계가 ‘드론 배송’에 나섰다. 드론 배송 지역이 확대되면 물류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마트24는 김천시, 드론배송 전문업체 ‘니나노컴퍼니’와 함께 ‘2023 드론 실증 도시 구축사업’에 참여하면서 드론 배송에 본격 나섰다. 첫 번째 드론 배송 점포는 ‘이마트24 김천영남대로점’으로 인근 캠핑장과 전원주택 단지로 드론 배송을 시작했다.

    CU도 드론 배송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U는 지난 8월 성남시·태안군 2개 지자체와 함께 ‘2023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도심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는 건 CU가 업계 최초다. GS25는 지난 2020년 제주도에서 GS칼텍스와 협업해 드론 배송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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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츠, 다이아몬드…고가품 파는 편의점, 왜?

    고물가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소비에는 양극화가 심화되자 편의점업계는 1억원에 달하는 위스키, 벤츠·BMW와 같은 고가의 수입차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GS25는 전 세계적으로 180병 한정 생산된 72년산 싱글몰트 위스키 ‘고든앤맥페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를 선보였다. 판매가는 무려 1억원으로 국내에 2개 있는 물량 중 하나를 확보해 판매했다. 세븐일레븐은 온라인 차량 판매 플랫폼 ‘카비’와 손잡고 벤츠·BMW 등 고급 수입차의 구매와 리스, 장기렌트 상품을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다.

    편의점업계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경험을 꾸준히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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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량 늘리고 가격 낮추고…가성비 PB 늘리는 편의점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유지하는 ‘슈링크플레이션’ 속에서 편의점 업계가 틈새 공략에 나섰다. 중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춘 ‘역주행’ PB 제품으로 인기몰이에 나선 것.

    GS25가 출시한 ‘유어스면왕’은 유사 용기면(소컵 기준, 86g) 대비 중량은 22% 늘리고 가격은 1000원 가량 낮춰 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CU는 기존에 팔던 ‘김 득템’의 김 함량을 늘려 재출시했다. 20개입, 4750원으로 1개입당 약 238원꼴이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후라이드 치킨보다 약 20% 가량 저렴한 가격의 ‘가라아게 치킨(550g, 7700원)’을 선보였고 이마트24는 용량을 각각 24%씩 늘린 ‘아임e 진지한 풍미, 빠다팝콘’과 ‘꼬깔콘 고소한맛∙군옥수수맛’을 판매 중이다.

    업계는 고물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편의점의 가성비 PB제품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