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연내 HBM3E 샘플 성능 검증 마무리고객사 확보 총력… 삼성, "내년 물량 2.5배 확대" 연평균성장률 80% 초고속 성장 전망… "내년 경쟁 심화"
  • ▲ 자료사진. ⓒ삼성전자
    ▲ 자료사진. ⓒ삼성전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이 반도체 업계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CAPA)을 앞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사는 5세대 HBM3E 샘플을 엔비디아에 제출했다. 엔비디아는 연내 샘플 성능 검증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시장 지배력 강화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대응을 위해 신제품 출시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앞당겨 신제품 사이클이 빨라질 것"이라며 "이에 내년 1월 HBM3E 공급 업체를 확정해 신제품인 B100를 내년 2분기에 출시하고, HBM4(6세대) 공급 업체도 2025년 1분기에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D램으로,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광받고 있는 제품이다.

    올해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비중 확대에 힘입어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이 1분기 24.7%에서 3분기 35%로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점유율이다.

    반면 업계 1위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42.8%에서 39.4%로 하락하며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좁혀졌다.

    이에 삼성전자도 HBM 고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말 최종 품질 승인 완료 후 엔비디아와 AMD 등 10여개 고객에게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HBM3E의 양산 시점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내년 2분기, 삼성전자가 내년 3분기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B100 본격 판매 시점이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기 때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 간 HBM 공급 경쟁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하반기 HBM의 생산능력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HBM 물량 확대를 공식화했다. 삼성전자 측은 "생성형 AI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당사는 HBM2에 이어 HBM3와 HBM3E 등 신제품 생산을 활발히 확대하고 있다"며 "내년 공급역량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협의를 완료한 상태이며, 3분기에 HBM3 양산 제품 공급을 시작했고 4분기에는 고객사 확대로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HBM3 비중이 지속 증가해 내년 상반기에는 전체 물량의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HBM 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AI 붐이 일면서 지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현재 SK하이닉스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어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BM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이 60~80% 수준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